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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송고시간2020-09-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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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 이야기 1 - 밀전과편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 케일린 셰이퍼 지음, 한진영 옮김.

오랫동안 폄하되거나 부인됐던 '여자들의 우정'을 이모저모로 파헤치고 분석한다.

책을 쓰기 위해 2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다양한 세대의 여성들과 100여 차례 인터뷰했고 역사 속, 또는 영화나 드라마 속 여성들의 우정을 살폈으며 여성에 관한 생물학적 지식과 사회학적 분석을 검토했다. 여기에 자신의 솔직한 경험을 반영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에서 보듯이 여성에게는 서로를 미워하고 심술궂게 대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관계적 공격성에는 남녀 차이가 없다.

'못된 여자애들'이라는 개념이 1990년대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발로 생겨났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더구나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아래서 결혼한 여성은 가족에게 헌신하는 것 이외에 아무런 관계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에게 우정은 더 낯선 것이 되고 여기에 편견들이 더해져 여자의 우정은 계속 폄하될 수밖에 없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여성들이 헤어질 때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라고 하는 말은 집에 무사히 도착했는지에 대한 염려, 혼자 남았을 때 느끼는 불안감, 친구들을 만난 후 느끼는 행복감과 조바심을 모두 담은 것이라고 풀이한다.

미국심리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암컷은 긴장하거나 동요하면 본능적으로 다른 암컷들에게 의지하거나 그들을 돌봐줌으로써 자신을 안정시키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받은 암컷들은 옥시토신을 분출하는데, 이 호르몬은 친구를 찾으려는 욕구를 부채질한다.

저자는 "우정이라는 관계가 우리의 미래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배웠지만, 여성들은 이런 고정관념에 저항하고 있다. 우리는 당당하게 그리고 변함없이 서로를 돌보고 있다. 우리가 그러고 싶기 때문"이라고 썼다.

반니. 332쪽. 1만6천800원.

[신간]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 1

▲ 명랑한 은둔자 = 캐럴라인 냅 지음, 김명남 옮김.

2002년 42살에 세상을 떠난 저자의 유고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삶의 미스터리가 크든 작든 그 모두를 예민하게 살피고 무엇보다 거기서 자기 이해를 갈망했던 작가다.

이 책에서 그는 혼자 살고 혼자 일했고 가족과 친구와 개와 소중한 관계를 맺으며 자기 앞의 고독을 외면하지 않았던 삶을 이야기한다.

또한 알코올에 중독되고 거식증을 앓았지만, 그로부터 힘겹게 빠져나왔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옥죄었던 심리적 굴레를 벗어나 자유와 해방감을 경험한 인간의 깨달음을 들려준다.

1998년 쓴 에세이에서 저자는 혼자 집에서 저녁에 먹을 요리를 하다 문득 자신이 '명랑한 은둔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사람들은 '행복하게 혼자'라거나 '은둔하는데 명랑하다'라는 건 모순이고 불가능하다고 말하겠지만 저자는 명랑하게 말한다. "시리얼 그릇을 들고 거실로 가서 TV 앞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게 내집이야."

그가 인생의 급경사를 여러 차례 오르내리며 다다른 길은 결국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세상과 타인의 편견에 맞서 어떻게 관계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방법이다.

저자는 자기만의 삶의 기준과 가치를 문득 깨달았을 때 이것이 고마운 선물이자 일종의 승리임을 실감한다.

바다출판사. 344쪽. 1만6천원.

[신간]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 2

▲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 이야기 1 - 밀전과편 = 풍석문화재단음식연구소 지음.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1764~1845)가 지은 '임원경제지'의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를 위한 '조선셰프 서유구 시리즈'의 6번째 책이다.

임원경제지의 8번째 지(志)인 '정조지' 가운데 '과자총서'라고 할 만한 제3권 '과정지류'에서 다룬 밀전과는 과일이나 뿌리를 꿀에 달여 신맛은 줄여주고 단맛은 입혀준 과자다.

임원경제지에서는 맛이 시고 빛깔이 고우며 변식이 잘되지 않는 과일을 선택해 꿀을 넣고 오래 다려 만든 '과편류', 식물의 뿌리나 열매를 꿀이나 물엿, 설탕물 속에 넣고 졸여 수분은 빼고 꿀물이 배어들게 만든 '정과류'의 제법을 주로 다뤘다.

이 책에서는 임원경제지에 수록된 제법을 토대로 42가지 음식 만드는 법을 사진과 함께 수록했다. 또 이를 응용해 현대화한 18가지 음식도 개발해 소개한다.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사진들이 그득하다.

자연경실. 307쪽. 2만원.

[신간]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 3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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