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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카투사는 미군규정 우선 적용?…휴가는 다르다(종합)

송고시간2020-09-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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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논란…미군규정 "카투사 휴가방침·절차, 韓육군총장 책임"

휴가기록 보존기간은 규정해석 논란 여지

주한미군 최고전사 선발대회 참가한 카투사 장병
주한미군 최고전사 선발대회 참가한 카투사 장병

[포천=연합뉴스 자료사진] 임병식 기자 = 2019년 4월16일 경기도 포천시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열린 주한미군 2사단 최고전사 선발대회에서 카투사 장병이 모래 주머니 던지기를 하고 있다. 2019.4.16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최평천 기자·이율립 인턴기자 = '특혜 휴가'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 씨 측이 8일 "서씨가 복무한 카투사는 육군 규정이 아닌 '주한 미 육군 규정'이 우선 적용돼 병가와 휴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씨의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국군 휴가 규정에 입각한 정치권과 언론의 문제 제기를 반박했다.

그러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카투사는 미군에 파견된 한국군"이라며 "작전 지휘는 미군의 지휘를 받지만 인사 규정은 한국 육군의 지휘를 받는다"고 말했다.

양측의 말이 엇갈리는 만큼 관련 규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카투사 휴가 방침 및 절차는 한국 육군총장 책임사항

카투사(미 육군에서 근무하는 한국 육군 요원)에 적용되는 '주한 미 육군 규정 600-2'(이하 주한미군 규정)에 따르면 "본 규정의 방침 및 절차는 주한 미 육군사령부에 배속된 한국 육군 요원에 관한 어떠한 방침 또는 예규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 규정은 카투사 휴가의 운용을 한국군 소관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주한미군 규정의 '휴가, 외출 및 공휴일' 항목은 "주한 미 육군에 근무하는 한국 육군요원에 대한 휴가 방침 및 절차는 한국 육군 참모총장의 책임사항이며, 한국군 지원단장이 관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대목에 대해 주한미8군 한국군 지원단(일명 카투사 부대·한국육군 소속)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카투사는 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 육군 병력을 의미한다"며 "무조건 미 육군 규정을 우선 적용한다고 말할 수 없고, 무조건 한국군 규정을 우선 적용한다고도 말할 수 없다"며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사안에 따라 다르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휴가의 경우 대한민국 육군 규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카투사 예비역 A씨는 "카투사는 정기휴가나 청원휴가 모두 한국 육군 규정에 따라 육군본부의 승인을 받고 나간다"며 "다만 '패스(pass)' 라고 해서, 휴가가 아닌 외출, 외박을 지칭하는 게 있는데 이는 주한미군에서 승인해 준다"고 말했다.

◇추미애 아들 2차 병가, 미군규정은 문제 없으나 한국군 규정은 위반 소지

현근택 변호사는 또 서씨가 2017년 6월 5∼14일 열흘간의 1차 병가를 내고 삼성서울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뒤 같은 달 23일까지 9일간 2차 병가를 받은 사실과 관련, "추가 병가를 위해서는 육군 규정에 의하여 요양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보도는 잘못된 법 해석으로 보인다"며 "주한 미 육군 규정에 의한 청원 휴가는 요양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 변호사의 말대로 주한미군 규정에는 요양심의 내용이 없다.

주한미군 규정은 "병사가 휴가중 민간인 병원시설에 입원할 것을 요청할 경우, 민간인 병원시설의 권고에 의거, 최대 10일 간의 청원휴가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서씨의 경우 2017년 6월 15∼23일 9일간의 2차 병가를 받았던 만큼 미군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국군 휴가 규정은 좀 더 복잡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육군본부의 내부 규정인 '환자관리 및 처리규정(전·평시용)' 19조는 "휴가, 외출, 외박 중인 자가 민간의료기관 입원 승인을 요청 시는 민간의료기관의 소견과 입원예정기간이 명시된 진단서를 첨부하여 소속부대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소속부대의 장은 민간의료기관에서 발행된 진단서 상의 입원 예정기간 10일까지는 청원휴가를 허가하고 진료기간이 10일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군 병원으로 입원을 의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이어 "영내 근무 중인 자가 민간 의료기관 진료목적 청원휴가를 요청 시는 의료법 제33조에 따라 개설된 군 병원에 진료를 의뢰하여 가급적 군 병원에서 진료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군 병원의 진료과목별 전문의에 의한 진료를 거친 뒤 진단서를 근거로 휴가를 허가한다"며 휴가기간은 연간 10일의 범위 내에서 허가하도록 하고 있다.

단, 예외적으로 3가지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연 10일을 초과하더라도 군 병원 요양심의 의결서 첨부를 전제로 20일 범위 안에서 추가로 휴가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 예외적 사유는 '질병 또는 부상의 정도에 따라 진단, 처치 및 수술에 있어 최소한의 기간이 10일을 초과하는 자', '기 허가한 청원휴가 종료일 이내에 군 병원으로 이송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중환자' '이송으로 인하여 병세가 악화될 우려가 있는 자' 등이다.

결국 서씨의 추가 병가가 이와 같은 한국군 규정을 준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추법무 아들 측이 공개한 의무기록
추법무 아들 측이 공개한 의무기록

(서울=연합뉴스) 군 복무 시절 휴가가 끝나는 날짜에 부대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27) 씨 측이 6일 무릎 수술 관련 의무기록을 공개했다. 서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정상은 이날 입장문에서 "(2일) 입장문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병가의 근거자료'에 관한 의문이 있어 서씨의 진단서 등 의무기록을 추가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7년 6월 21일 '수술 후 회복 중으로 약 3개월간 가료(휴식)가 필요하다'는 진단서. 2020.9.6 [법무법인 정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coop@yna.co.kr

◇휴가 관련 서류 보관기간, 1년? 5년?

현 변호사는 또 주한미군 규정에 "휴가에 대한 서류는 1년간 보관하게 되어 있다"며
"(한국) 육군 규정에 의하면 5년간 보관해야 하는데, 현재 서류가 없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주한미군 규정은 "각 부대는 휴가 관리일지를 1년간 보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국 육군 규정은 "민간의료기관 진료 내용 자료 유지를 위해 소속부대(휴가권이 부여된 부대)는 당사자에게 입원기간이 명시된 입원확인서, 진료비계산서(영수증)를 제출토록 하여 비치 대장을 작성하고 진료비 계산서와 함께 5년간 보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주한미군 규정은 '휴가 관리일지'의 보관기간을 1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군 규정은 민간의료기관 진료 내용을 증명하는 세부 자료의 보관기간을 5년으로 규정한 것으로, 서로 충돌하지는 않는다.

결국 입원 확인서, 진료비 영수증 등 서류를 카투사였던 서씨 소속 부대가 한국군 규정대로 5년간 보관해야 했는지의 문제만 남는다. 휴가의 근거자료격인 민간 병원 진료 증빙 자료도 휴가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한국군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과, 휴가 운영 관련 내용이라기보다는 기록 보존 관련 규정이므로 한국군 규정에 예속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맞설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주한 미8군 한국군 지원단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항이라 세부 내용에 대해 답하는 것이 제한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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