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해상 원유이송시설서 기름 유출…"어장 피해 우려"(종합2보)

김용태기자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1일 울산 앞바다에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해상 원유이송시설인 '부이'(Buoy)에서 기름이 유출돼 해경이 긴급 방제 작업에 나섰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분께 울산시 울주군 앞바다에 설치된 한국석유공사 부이에서 원유 이송 작업 중 기름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울산해경은 부이 주변에 길이 20ｍ, 폭 100ｍ의 기름띠 2곳이 형성된 사실을 확인했다.

해경은 부이 호스에 해수를 주입하는 '플러싱' 작업을 통해 잔류 원유를 비워 추가 유출을 막았다.

이어 부이에 계류된 사우디아라비아 선적 원유운반선(16만2천160t)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와 함께 해경은 방제정과 경비함정 16척,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선박 1척, 해양환경공단 선박 7척, 민간방제선 18척 등 총 42척을 동원해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등 기름띠 확산을 막았다.

또 부이 주변에 분포된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한 집중 방제 작업을 했다.

그러나 유출된 기름 일부는 해조류를 따라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와 간절곶 해안까지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강양마을 어장이 있는 온산읍 강양리 해안에도 기름이 밀려와 어장 피해도 우려된다.

해경은 울주군은 울주국민방재대와 강양마을 주민 80여명을 동원해 낮 12시께부터 해안가를 중심으로 기름 닦아내기(갯닦이) 작업을 벌였다.

강양마을 한 주민은 "기름이 밀려온 위치가 주민 삶의 터전인 마을 어장이 있는 곳이라 걱정이 크다"며 "4시간 정도 기름 닦아내기 작업을 하다 날씨가 나빠져 오늘은 일단 철수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오후 5시께 헬기와 경비함정을 통해 광범위 순찰을 한 결과 해상에 형성된 기름띠가 대다수 제거되거나 자연 방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엷은 기름 막에 대해서는 마무리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

해경은 부이의 원유 이송 호스와 수중 배관을 연결하는 볼트가 헐거워져 원유가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기상 악화를 대비한 긴급 수리를 했다.

아울러 정확한 유출량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은 밤사이 북동풍 등 해조류 영향으로 기름이 부산 기장군 일대 해안가로 밀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12일 새벽 해상 오염 여부를 재탐색할 예정이다.

해안가 오염 지역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함께 기름 닦아내기 작업을 추가로 할 방침이다.

yongta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9/11 18: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