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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수도권 등교수업 재개…방역ㆍ학업 모두 빈틈 없어야

송고시간2020-09-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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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학생들도 다음 주부터는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받게 된다. 교육부는 15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수도권 유·초·중·고교의 등교 수업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수도권에서 원격 수업(고3 제외)이 시작된 지 근 한 달 만이다. 대다수 학생은 2학기 개학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이 부분적으로나마 정상 궤도 쪽에 접근하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 달 넘게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학교 수업은 2학기 중반이 넘도록 파행을 거듭하고 있으니 자녀의 등교를 그저 흐뭇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모든 학부모의 심정일 것이다.

앞서 1학기에는 등교 수업이 다섯 차례나 연기된 끝에 지난 5월 20일 재개됐는데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학교 내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집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고위험 시설이 많은 지역 사회보다는 학교 안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크고 작은 교내 감염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교육부가 마련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학교 방역 가이드라인'이 비교적 잘 이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수도권 학교의 등교 인원은 강화된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에 따라 현재 비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유치원ㆍ초등학교ㆍ중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의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내로 제한된다. 그러나 교실은 구조상 코로나19 전파가 용이한 소위 `3밀(밀폐, 밀집, 밀접)'의 공간이다. 더구나 여러 예방 조치에도 기온이 내려가면 3밀의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주기적인 환기 등의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또 이번 주부터는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 조정됨에 따라 수도권의 300인 미만 중·소형 학원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학교 밖 감염이 교내 집단 전파로 역류할 가능성이 꽤 큰 상황이다.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하교 후 생활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원격 수업은 코로나 시대의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학습 효과나 학력 격차 면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다소의 위험을 무릅쓰고 등교 수업을 재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비대면 수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물론 성적이 중간 정도인 학생들도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성적 중간층이 얇아지고 상ㆍ하위층이 비대해지는 학력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러잖아도 사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사회 취약계층의 학생은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는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사회의 건강성도 나빠지게 돼 있다. 교육부는 등교 수업 이후 수석 교사, 예비교사, 기간제 교원 등 가용 교원을 최대한 활용해 학생에게 맞춤형 학습 지도를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학생 한명 한명, 무엇보다 기초 학력이 떨어지는 사회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학교는 지식 습득의 장이지만 동시에 관계 학습의 무대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 교사들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사회 공동체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학생들은 올해 같은 반 친구의 얼굴도 제대로 익히지 못했고, 신입생의 경우 제대로 된 학교생활도 해보지 못한 형편이다. 이런 점에서 일단 3주로 설정된 수도권 등교 수업은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등교 수업이 완전한 정상화까지 이어지면 좋겠지만 코로나19 사태의 가변성이 워낙 커 언제까지 계속될지조차 기약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각급 학교는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이나 소외감을 해소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주길 바란다. '아이 하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는 말처럼 정부와 학교, 그리고 학부모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국가의 미래인 학생들의 건강과 학업을 위해 한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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