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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못 버티겠어요"…'코로나 블루'에 무너지는 가장들 [이슈 컷]

송고시간2020-09-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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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kHYr1qCCJw

(서울=연합뉴스) "올해 45살인데 명퇴당했습니다. 애도 둘이나 있는데…이제 뭘 해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상황은 더욱 힘들어졌는데요.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구직단념자는 68만2천명으로 2014년 관련 통계 개편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요식업, 여행 등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회사들이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실직자가 된 가장들도 늘었습니다.

수입이 없어 빚은 늘어나고 스트레스도 심해졌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생기는 일명 '코로나 블루'까지 그들을 덮쳤습니다.

최근 한국 생명의 전화에는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일용직으로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시는 분인데, 겨울에는 현장 일이 없잖아요. 봄만 기다렸는데 코로나가 터지게 된거죠. 벌어놓은 돈이 바닥나서 계속 끝나지 않으니까…", "또 회사가 코로나로 구조조정을 하게 됐고 실직자가 되셨다고. 빚이 늘어나고,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 그런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생명의 전화 상담소 우혜진 부장)

위의 사례처럼 '코로나 블루'로 인해 자살 고위험군이 된 가장들은 주변인과의 원활한 교류만 있어도 회복될 수 있는 상황이 더욱 악화된 건데요.

특히 정신적·경제적 문제가 한꺼번에 닥쳤다는 게 더 큰 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 블루'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영국 전직 경찰서장 코널리 웹스터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에 가족을 지키려 스스로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격리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후, 가족과 접촉을 꺼리고 이웃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는 등의 '코로나 블루' 증상이 나타났는데요.

결국 그는 지난 4월 초 자택 정원의 한 오두막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위 사례는 자신의 격리를 통해 가족을 지키겠다는 노력이 우울증 발병으로 이어진 경우인데요.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대응책이 있을까요?

8개월째 계속된 코로나 상황에 정부는 국민 심리 방역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우울·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을 위해 심리상담 비상직통전화을 운영하고, 소상공인·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해 심리상담·지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적절한 혼자만의 휴식, 또 신체활동을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유지하는 것, 그 다음에는 IT나 인터넷 같은 것들이 발달돼 있으니까 소식 전하고 하면서 그 커넥션을 이어가는 것. 이게 사실 제일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노규식 정신과전문의)

이처럼 '코로나 블루'는 생활 환경과 직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수가 집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급적 개인적 휴식을 배려하고 혼자 생활하는 경우 주변에서 안부를 전하며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너나없이 모두가 힘든 시기.

가뜩이나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가장들이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지지하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더이상 못 버티겠어요"…'코로나 블루'에 무너지는 가장들 [이슈 컷] - 2

전승엽 기자 홍요은 인턴기자 주다빈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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