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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난코스'라더니…US오픈 첫날 무더기로 언더파

송고시간2020-09-1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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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서 21명 언더파 스코어…토머스는 5언더파 선두

저스틴 토머스와 나란히 걷는 타이거 우즈.
저스틴 토머스와 나란히 걷는 타이거 우즈.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대학살이 일어났던 곳이 버디 파티장으로…

제120회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뉴욕주 윙드풋 골프클럽(파70)은 최악의 난코스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5차례 치른 US오픈에서 나흘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딱 2명뿐이다.

1974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은 '윙드풋의 대학살'로 불린다. 우승 스코어는 7오버파였다.

첫날부터 한명의 선수도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지 못했고, 80대 타수를 적어낸 선수가 수두룩했다.

제프 오길비(호주)가 합계 5오버파로 우승한 2006년 US오픈 때도 윙드풋 골프클럽은 1라운드에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한명에게만 언더파를 허용했다.

몽고메리는 그때 1언더파를 쳤다. 당시 1라운드에서 80대 타수로 무너진 선수가 22명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연습 라운드를 치러본 선수들은 저마다 언더파를 치기 힘들다고 엄살을 떨었다. 긴 전장에 좁은 페어웨이와 깊고 질긴 러프, 난해한 굴곡을 지닌 그린 등이 선수들을 괴롭힐 것으로 봤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어렵기로 1, 2위를 다투는 코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18일(한국시간) US오픈 1라운드는 이런 예상과 딴판이었다.

무려 21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했다. 선두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5언더파 65타를 때렸고 4언더파를 친 선수가 3명이다.

66타를 친 패트릭 리드(미국)는 "이렇게 언더파가 많이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어려운 코스는 맞다. 그래도 똑바로 치면 낮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윙드풋 골프클럽이 무장 해제된 원인은 그린이다.

US오픈 개최 코스 그린은 빠른 것은 기본이고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게 특징이다. 경사와 굴곡이 심하기로 악명 높은 윙드풋의 그린은 그런데 이날은 예상보다 부드러웠다.

웨브 심프슨(미국)은 "그린이 생각 이상으로 말랑했다"고 말했다.

핀 위치도 비교적 수월했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전반적으로 핀이 쉬운 지점에 꽂혔다"고 평가했다.

그린이 부드럽고, 핀 위치가 쉬우면 선수들은 압박감을 덜 느낀다.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드러운 그린과 수월한 핀 위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선수들의 압박에 굴복한 결과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왔다.

US오픈의 가혹한 코스 세팅은 그동안 선수들의 반발을 샀다.

2018년 시네콕 힐스에서는 필 미컬슨(미국)이 움직이는 볼을 쳐 논란이 일었을 때 지나치게 어려운 코스 세팅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역시 US오픈의 가혹한 코스 세팅에 강한 불만을 여러 번 토로했다.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 US오픈을 거부하자는 논의도 실제로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은 사흘 경기가 더 남아 있어 판단은 이르다.

스피스는 "아마 핀 위치가 더 어려운 곳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운드가 거듭할수록 그린은 더 건조해지고 단단해진다. 러프도 더 길어진다.

지난해 US오픈에서 게리 우들런드(미국)는 13언더파로 우승했다. 앞서 2018년 브룩스 켑카(미국)는 시네콕 힐스에서 1오버파로 정상에 올랐다.

윙드풋이 작년 페블비치의 재연이 될지, 2018년 시네콕 힐스의 악몽을 되풀이할지 궁금하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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