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했던 순천시, 19일째 확진자 '0'…"시민 협조 덕"
송고시간2020-09-18 16:16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등 선제 조치에 시민의 자발적 협조 '한 몫'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인구 28만명인 전남 순천시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면서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달 20일 방문판매업체를 다녀온 7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코로나19는 지역사회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마트 푸드코트와 헬스장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7명에 달했다.
8·15광복절 집회 이후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았지만, 순천은 열흘 만에 코로나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비결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순천시에 따르면 17일 현재 순천 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9명이다.
지난달 29일부터 19일째 신규 동선에 의한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순천시가 단기간에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행정조치와 시민의 자발적인 협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순천시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이틀만인 지난달 21일 전남도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추가로 발령했고 22종 3천553개 업소에 대해 강도 높은 영업 제한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도 코로나 지역 확산을 막는 데 기여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자발적으로 휴업을 하고 포장 주문과 배달 위주의 영업 등 시의 행정명령을 준수했다.
운영중단 시설 대상이 아닌데도 일부 미장원과 음식점 등은 휴업에 들어갔다.
전통시장인 순천 아랫장과 순천 웃장, 지하상가 시내몰도 전체상가가 휴장에 동참했다.
시민들도 마스크 착용은 물론 공원 산책과 체육 활동 등 일상 활동을 잠시 멈추고 집에 머물렀다.
순천시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추가로 운영하고 질병관리본부와 전남도, 인근 지자체에서 파견 온 역학조사관과 경찰관 20여명을 투입하여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희생도 잇따랐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한 보건소 직원은 땀을 닦으려고 방호복을 벗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가 하면 직원 2명이 탈진해 치료를 받았다.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 시민의 자발적인 협조와 공무원의 헌신이 없었다면 코로나 확산을 막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위기 상황을 후배 공무원들이 지침으로 삼을 수 있도록 각 부서의 대응 전략과 시민들의 체험수기를 모아 코로나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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