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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일 만에 두 자릿수 내려왔지만…코로나19 확산 불씨는 '여전'

송고시간2020-09-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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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연일 상승 28.1%…'n차 전파' 우려

인구 이동량 많은 추석 연휴도 방역 관리상 위험 요인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모습 (CG)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모습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씩 둔화하는 가운데 20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단발병, 즉 코로나19 2차 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8월 중순 이후 38일 만이다.

방역당국이 당초 단기 목표로 삼았던 '신규 확진자 100명 미만'을 달성하긴 했지만, 확산세가 확실히 꺾였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수도권을 비롯한 곳곳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감염 확산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2명 늘어 누적 2만2천975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지난달 14일부터 전날까지 37일간 세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이날 처음으로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37일 연속 세 자릿수 증가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여파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던 '1차 대유행' 기간의 22일 연속(2.22∼3.14) 기록을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한때 400명대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는 급격한 확산세가 꺾이며 이달 3일부터 전날까지 17일 연속 100명대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 역시 전날(110명)과 비교하면 28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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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rTk-uvHXFE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직장, 종교시설, 소모임 등 장소와 유형을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하나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소재 부동산 관련 업체인 '동훈산업개발'과 관련해서는 지난 15일 첫 환자(지표 환자)가 나온 이후 불과 나흘 새 확진자가 24명으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물론 가족들에까지 전파가 발생한 상황이다.

또 세 가족이 모인 수도권의 한 지임 모임과 관련해서도 현재까지 10명이 확진됐으며, 인천 미추홀구의 소망교회에서도 교직자와 교회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등을 중심으로 총 6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신규 확진(CG)
코로나19 신규 확진(CG)

[연합뉴스TV 제공]

새로운 감염 사례를 발견하기가 무섭게 관련 확진자가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감염 규모도 커지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 경로 불분명' 환자도 급증하고 있어 방역당국의 고민을 깊게 한다.

이달 6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1천883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530명으로, 28.1%에 달했다. 이는 방역당국이 지난 4월부터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규 확진자 10명 가운데 약 3명은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한다는 의미로, 이런 환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방역당국의 신속한 추적이 그만큼 어려워져 지역사회 내 2차, 3차 감염의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기 쉽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가 연일 20%대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확인되지 않은 무증상·경증의 감염원이 남아 있어 (이들로 인한) 추가적인 전파 위험이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9.30∼10.4) 역시 코로나19 방역 관리에 있어서는 위험 요인이다.

명절을 맞아 많은 사람이 이동하고 서로 접촉하는 과정에서 자칫 감염 확산의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황금연휴, 8월 여름 휴가철을 전후해서도 확진자가 증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으로 볼 때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처럼 확진자가 감소한 상태가 오래 유지되기는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며 "확진자 발생 속도가 더뎌지긴 했지만 언제든 환자가 늘어날 위험은 많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은 방역망의 범위를 벗어나는 환자가 많고, 환자를 열심히 쫓아가서 격리한다고 하더라도 전파 억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 (동절기로 접어드는) 날씨 등을 봐도 바이러스 전파에 더욱 유리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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