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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금기 깬 주미 대만대표 "난 대만의 대사다"

송고시간2020-09-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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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서 자기 소개 바꿔…"크라크 차관 방문, 작지만 큰 걸음" 평가

트위터에서 자신을 '미국 대사'로 소개한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
트위터에서 자신을 '미국 대사'로 소개한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

[샤오메이친 대표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대만의 실질적인 주미 대사 역할을 하는 샤오메이친(蕭美琴) 대만 주미 대표가 트위터 계정에서 스스로를 '대사'라고 소개했다.

이는 1979년 미국과 중국의 수교로 미국과 대만이 단교하고 나서 40여년간의 금기를 깬 것으로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한층 긴밀해진 미국과 대만 관계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샤오 대표는 최근 개인 트위터 계정의 자기 소개란에 스스로를 'Taiwan Ambassador to the US'라고 불렀다. '미국 주재 대만 대사'라는 뜻이다.

샤오메이친의 공식 직함은 '중화민국 대만 주미 대표'(ROC Representative to the United States)다.

대만은 단교 상태라서 미국에 대사관을 둘 수 없어 유사한 역할을 하는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를 두고 있고 샤오 대표는 이 기관의 수장이다.

대만에서 샤오 대표의 행동이 비상한 관심을 끌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사실상 지지 뜻을 표명했다.

차이 총통은 "샤오메이친의 직함이 무엇이든지 그는 대만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주미 대표처와 함께 미국 각측과 최고의 소통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과 관계를 고려해 대만과의 접촉 과정에서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대만 관리들과의 공식적인 만남은 극도로 자제됐고 대만과 각종 교류는 최소한의 수준에서만 이뤄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미국은 대만을 반중 카드로 적극 활용하면서 중국이 마지노선을 넘은 것으로 간주하는 행동을 계속 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은 단교 이후 최고위급 정부 관료인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을 대만에 보냈다.

최근에는 단교 후 최고위급 국무부 관료인 키스 크라크 경제 담당 차관을 대만에 보내 중국이 생전 강력히 비난했던 고(故)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 고별 추도 행사에 참여하게 해 중국이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샤오 대표는 트위터에서 크라크 차관의 이번 대만 방문이 작지만 큰 발걸음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대만의 외교적 공간이 넓혀지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또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6일 사실상의 대만 총영사인 리광짱(李光章) 뉴욕 주재 대만 경제문화판사처 처장과 대낮 맨해튼 거리의 야외 식당에서 오찬 회동도 했는데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만 외교관과 공식적인 식사 회동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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