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270년전 화협옹주 화장품, 연말 만난다…상품명 '프린세스 화협'(종합)

송고시간2020-09-22 11:57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국립고궁박물관, 파운데이션·보습크림·입술보호제 등 시제품 3종 공개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화협옹주 화장품 및 용기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화협옹주 화장품 및 용기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화협옹주(1733∼1752)는 조선 영조의 일곱번째 딸이자 사도세자 친누나로, 10세에 옹주에 봉해졌다. 미색이 뛰어났다고 전하나 20세의 젊은 나이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지난 2015∼2017년 진행된 경기도 남양주 삼패동 화협옹주묘 발굴조사에서는 화협옹주가 생전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빗, 거울, 눈썹 먹 등 화장도구와 다양한 화장품이 담긴 소형 도자기 등 당대 여인의 화장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나왔다.

화협옹주가 생전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화장품이 옹주 사후 약 270년 만에 현대적으로 재탄생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화장품제조사 코스맥스와 22일 박물관 강당에서 화협옹주묘 출토유물을 연구, 제작한 현대식 화장품을 공개하고 '전통화장품 재현과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적으로 제작한 화협옹주의 화장품
현대적으로 제작한 화협옹주의 화장품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2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전통화장품 재현과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 개발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청화백자 화장품 용기와 화장품이 공개되고 있다.
이날 국립고궁박물관 등은 조선왕실 화협옹주 출토유물 연구를 기반으로 제작한 현대식 화장품을 공개했다. 2020.9.22 mjkang@yna.co.kr

이날 공개된 화장품은 파운데이션, 보습용 핸드크림, 입술보호제 등 3종이다. 이들 화장품은 유물분석·문헌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밀랍, 홍화 꽃잎 등 전통재료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전통화장품 현대화 총괄연구책임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정용재 교수는 시제품 개발 과정을 설명하며 "출토 화장품을 그대로 재현해본 결과 중금속 함유, 낮은 발색력, 빠른 부패 등의 문제점이 있어 산업화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코스맥스와 공동연구를 통해 "중금속 등 유해 성분을 제외하고 출토 화장품에 함유됐던 재료를 포함했으며, 성능 향상과 보관 기간 연장을 위해 현대적인 안료와 물질을 사용해 시제품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화협옹주 이미지 캐릭터
화협옹주 이미지 캐릭터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개 행사에서는 화협옹주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 화장품 용기 10점의 크기와 형태를 수정하고 문양을 단순화시켜 제작한 화장품 용기도 공개됐다. 이 용기가 시판용으로 제작된 것은 아니다.

또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가 회고록 '한중록'에서 화협옹주에 대해 '맑고 침착하고 효성이 깊었다'고 밝힌 기록을 토대로 구현한 캐릭터도 선보였다.

화장품은 올해 말 '프린세스 화협'(Princess Hwahyup)이란 상품명으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준배 코스맥스 랩장은 "우선 한국문화재재단 온라인숍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박물관 기념품숍, 면세점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저가부터 고급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모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은 업무협약식 인사말을 통해 "역사와 문화재가 유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현재 삶 속에 함께하게 됐다는 것에서 역사적 가치가 실현된 의미 있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무덤 속에서 잊힐 수 있었던 화협옹주가 환생해 우리와 함께하고, 이런 멋진 스토리가 세계인의 삶을 가꾸고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 기관은 앞으로 4년간 ▲ 다양한 전통화장품 개발 ▲ 전통 화장문화 관련 프로그램 개발 ▲ 화장품과 콘텐츠의 활용·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화협옹주묘 발굴조사 후 출토 화장품 유물 53건 93점을 보존 처리하고 분석, 재질과 성분을 확인했다.

지난해에는 밀랍 성분의 갈색 고체 크림류를 비롯해 적색 가루(황화수은), 백색 가루(탄산납과 활석), 개미가 함유된 액체류 등 화장품 내용물 8건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대회와 특별전시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T8s1Uaat1I

dklim@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