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기다려야…" 독감 백신 무료접종 중단에 시민들 불안
송고시간2020-09-22 16:22
갑작스러운 정부 발표에 불신 커져…자부담 접종 사례 늘어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한 22일 전국 병·의원과 보건소에는 백신 접종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특히 이날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청소년과 임산부 대상 접종이 연기되면서 일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 '언제 맞을 수 있나요'…끊이지 않는 문의 전화
인천 연수구의 한 소아과 의원 관계자는 "자녀의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기다려왔던 부모님들의 문의 전화가 종일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언제 무료 접종을 재개할지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못하면서 1인당 4만원씩 내고 백신을 접종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구에 사는 학부모 이모(44)씨는 "오늘 아침 일찍 학교에서 안내문자를 받았는데 언제쯤 접종을 재개한다는 내용이 없어서 불안하다"며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정부가 가장 기본적인 백신 물량 확보도 못 했다는 점에서 믿음이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백신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어떻게 할지 난감"
부산 동래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5)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들이 환절기에 취약해 매년 독감 백신 접종은 필수처럼 여긴다"며 "접종을 해야 할 시기가 됐는데 어떻게 할지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정부 접종이 중단된다는 소식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밤마다 가습기를 쓰는 등 최대한 감기에 걸리지 않게 할 계획이다.
최근 전체 구민 27만명을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접종 계획을 발표했던 부산 남구는 정부 주관 접종 중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구는 올해 겨울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의료 혼란이 올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 무료 접종 계획을 밝히고 다음 달 27일부터 2개월간 접종할 계획이다.
남구 관계자는 "정부 접종과는 별개로 진행하는 것이기에 백신 수급에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사는 중학생 김모(15) 군도 이날 수업을 마치고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보건소에 갈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취소하고 집으로 향했다.
김 군은 "일교차가 큰 상황에서 감기에 걸리면 남들에게 코로나19 확진자로 오해받을 것 같아 백신을 맞으려 했다"며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언제까지 기다려야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 임신부들 "언제 접종할 수 있을지 빨리 알려주길…"
임신부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전에 사는 21주 임신부 김모(31)씨는 임산부 접종을 시작하는 이 날 직장에 휴가를 내고 산부인과를 찾았지만 주사를 맞을 수 없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로 불안해 독감 접종을 일찍 마치려 했는데 그러지 못해 초조하다"며 "언제 접종을 다시 할 수 있는지 이른 시일 안에 공지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신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도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서둘러 주사를 맞으려고 했는데 기약 없이 미뤄져 걱정"이라거나 "돈을 내고서라도 빨리 독감 예방 주사를 맞겠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신민재 김재홍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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