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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첫 실제 이미지 M87* 수년간 추적했더니 변화무쌍

송고시간2020-09-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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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감싼 빛의 고리 흔들리고 초승달 부위도 변해

영상 기사 M87*애니메이션
M87*애니메이션

[M. Wielgus and the EHT Collaboration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해 4월 과학사 최초로 블랙홀의 실제 '그림자' 이미지가 공개돼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M87*가 이번에는 과거 모습까지 엮은 동영상으로 존재를 드러냈다.

지구에서 약 5천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M87)의 중심에 자리 잡은 초대질량 블랙홀인 M87*는 세계 각지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구성한 지구 크기의 접시안테나를 가진 가상 망원경인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 앞에 밝은 빛에 둘러싸인 검은 원반 형태로 첫 이미지를 제공했다.

빛의 고리는 블랙홀을 휘도는 초고온의 이온 가스에서 방출하는 것이고, 블랙홀과 주변의 경계인 사건 지평선 안쪽으로는 빛도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블랙홀이 검은 원반으로 표시돼 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 마치엑 비엘구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블랙홀 이미지 포착 때 확인된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EHT가 관측한 자료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수년에 걸친 변화를 연구한 결과를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이 결과는 수리모델을 이용한 추정치가 부분적으로 포함되기는 했어도 여러 해에 걸친 M87*의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블랙홀에 관한 통찰력을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됐다.

CfA와 네이처(Nature.com) 등에 따르면 EHT는 지난 2009년부터 M87*를 관측해 왔다. 처음에는 세 곳의 망원경을 연결해 시작했지만, 실제 이미지가 만들어진 2017년 4월 관측 때는 하와이에서 칠레, 유럽 등에 이르기까지 다섯 곳의 전파망원경이 연결됐다. 이때서야 비로소 블랙홀의 실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수준이 됐다.

[M. Wielgus, D. Pesce & the EHT Collaboratio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M. Wielgus, D. Pesce & the EHT Collaboratio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그 이전 자료들은 이미지를 뽑아낼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으나 연구팀은 2017년 관측 결과를 토대로 만든 블랙홀 수리모델로 이를 보완해 합성 이미지를 뽑아냈다.

그 결과, 블랙홀 그림자의 지름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에서 태양 질량 65억배에 달하는 블랙홀에서 예측한 것과 일치했으며, 일반적인 모양과 비대칭적 고리 등도 내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블랙홀을 둘러싼 빛의 고리가 흔들리고, 고리 내에서 더 밝게 빛나는 초승달 부위도 변하는 것을 발견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연구팀은 블랙홀로 떨어지는 가스가 수십억도로 가열되고 이온화해 요동치다 보니 시간에 따라 고리가 흔들리고 밝기도 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MPIfR)의 천문학자 토마스 크리흐바움 박사는 "자료 분석을 통해 시간이 흐르면서 고리의 구조와 방향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사건 지평선 주변에서 이뤄지는 강착 흐름의 역학적 구조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연구하는 것은 블랙홀이 물질을 어떻게 빨아들이고 제트를 분출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관측 기술 발전으로 가까운 미래에 할 수 있는 것을 맛보기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비엘구스 박사는 "몇 년 안에 영화처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EHT 협력단은 세계의 기상이 전체적으로 양호한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M87*과 우리은하의 블랙홀인 궁수자리 A* 관측을 시도하고 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관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관측에는 그린란드와 프랑스에서 전파 망원경이 추가로 연결될 예정이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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