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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는 의대생 아닌 의사들이 해야"…국시물꼬 누가트나

송고시간2020-09-2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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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 보겠다"는 말뿐인 의대생…정부 "의사표명만으로는 추가 기회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마음을 바꿔 의사 국시를 보겠다고 하면서 이들의 '구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정부 "국민 동의 필요"…여론 "적어도 양해는 구해야"

정부는 의대생들이 국시 응시 입장을 표명했지만, 형평성과 공평성 문제를 들어 일단 추가 응시 기회를 주는데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 입장문에서 "의사 국시에 대한 추가적인 기회 부여는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 공정성에 대한 문제와 이에 따른 국민적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의대생 국시 응시의사 표명
의대생 국시 응시의사 표명

(서울-연합뉴스)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이 기존의 입장을 바꿔 국가고시 응시 의사를 표시한 가운데 지난 24일 자양동에 위치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관계자가 출입구를 관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 여론도 좋지 않다.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에 57만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다른 수많은 시험 중에 의사 국가고시에만 특혜를 주는 건 허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만일 재응시를 허용한다고 해도 의대생들이 국민에게 사과하거나 적어도 양해를 구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내년에 시험 봐라. 사과 한마디 없이 어딜"이라며 사과 없이는 국시 구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소재 모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칙에 반해서 시험 보고 싶으면 국민들에게 불공정에 대한 양해는 구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 의료계 "의대생들이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렇지만 의료계 분위기는 이런 국민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측은 사과를 하거나 양해를 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시 응시 의사) 입장표명 이후에 별다른 계획은 없다"며 "성명문 이외에 공식 답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도 대체로 "의대생들이 사과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 시내 한 의대 교수는 "사과는 '잘못했다'는 것인데, 의사들의 파업(집단휴진)과 달리 의대생의 단체행동이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며 "사회가 시끄러워진 것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정도는 되겠지만 사과에 '포커스'를 맞추는 건 아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대생들이 이번 집단행동에서 가장 강경했던 건 사실이지만 의사 선배들의 선동에 이렇게 된 것"이라며 "사과는 오히려 이번 사태를 초래한 대한의사협회 수뇌부에게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사립대병원 등 수련병원들도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국민의 아픔과 고통에 민감하지 못했던 부족함은 스승과 선배들을 책망해주시고, 우리들의 자식이기도 한 청년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달라"며 의대생들의 국시 재접수를 위한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여당 정책위의장 찾은 최대집 의협회장
여당 정책위의장 찾은 최대집 의협회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왼쪽)이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만나기 위해 의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최대집 의협회장, 국회 찾아가…정치적 해법 찾나

이렇게 의료계와 국민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대생들이 국시 응시 의사를 표하자마자 국회를 찾아갔다.

공정성 시비 등으로 부담을 느끼는 정부보다는 정치권이 나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등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 회장과 만나 면담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미 한두 번 정도 응시 기한을 늦추는 조치를 했는데도 거부, 굉장히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국가시험이라는 게 다른 국가시험과 형평성에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공정이라는 화두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국민이 공정 문제로 국가시험을 바라보는 시각이 있어서 그것도 감안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서 좀 시간을 두고 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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