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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한 마리라도 더 건강해졌으면"…부산 유기동물 수호천사

송고시간2020-09-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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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부산동물보호센터 찾아 아픈 동물 진료하는 윤승재 수의사

"지치고 힘들다가도 건강 회복한 동물 보면 다시 힘 얻어"

윤승재 수의사
윤승재 수의사

[촬영 박성제]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아픈 동물이 쾌차해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 가장 뿌듯합니다."

부산지역에서 한 해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7천여마리.

예전보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지만 유기동물 수는 갈수록 느는 추세다.

윤승재(36) 만박동물병원 수의사는 이러한 상황이 안타까워 2018년 부산동물보호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센터 측으로부터 동물을 치료할 수의사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봉사를 결심했다"며 "동물들 덕분에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현재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센터를 찾아 백신 접종, 건강 진단, 처방 계획서 작성 등을 하며 아픈 동물을 돌보고 있다.

윤 수의사는 "주사를 놓거나 약을 처방하는 것은 전문가 영역이다 보니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치료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동물보호센터에는 400여마리 유기동물이 지내고 있어 항상 일손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 보호소는 유기동물들이 들어오면 공고 기간 10일을 거친 후 안락사를 진행한다.

다른 보호소와 달리 부산동물보호센터는 유기동물을 끝까지 보살핀다.

이 때문에 윤 수의사는 상태가 위중한 동물들은 따로 병원에 데려와 치료하거나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는 "유기동물 수가 많다 보니 관리가 쉽지 않아 많이 아픈 아이는 별도로 챙기고 있다"며 "보통 3∼4주 정도 병원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이렇게 함께 지내다 보면 정이 들어 벌써 강아지 6마리나 입양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유기견 돌보는 윤승재 수의사
유기견 돌보는 윤승재 수의사

[촬영 박성제]

물론 병원 운영과 병행하다 보니 봉사활동이 업무 연장선이라는 생각에 힘이 들 때도 있다.

작고 약한 동물이 치료를 받다가 목숨을 잃을 때면 정신적으로 힘이 들 때도 많다.

그는 "더 꼼꼼히 살폈으면 아이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자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윤 수의사가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건강을 회복한 유기동물이 새로운 주인을 만났을 때 느끼는 행복 때문이다.

윤 수의사는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입은 강아지가 있었는데 수술로 건강을 되찾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후 건강한 모습으로 입양될 때 가장 보람찼다"고 말했다.

그는 "혈장치료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에 쓰라며 모금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다"며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함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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