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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해대책 10년]②서울 하천관리 '컨트롤타워' 수방상황실

송고시간2020-09-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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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26개 하천 통제…"비오면 다리 밑 위험…물가 피해야"

"서울 하천 수위상승 빨라"…호우·강풍시 즉각 대응·신속 복구

서울시 수방상황실
서울시 수방상황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 24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 수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시내 하천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 2020.9.27
j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화면 색깔이 짙어지면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지난 24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시청 지하 수방상황실. 대형 스크린에는 서울 지도가 펼쳐져 있고, 25개 자치구별 60분 강우량과 하루 강우량이 표시돼 있다. 이날은 쾌청한 가을날답게 '0㎜'라는 숫자만 적혀 있었다.

서울시의 풍수해 상황을 모니터하고 대응책을 내놓는 수방상황실을 총괄하는 한유석 서울시 하천관리과장은 스크린을 가리키며 "강우가 없을 때는 흰색이고 비가 오면 강우량에 따라 노란색, 붉은색, 보라색 순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광명, 강화도, 의정부, 수원, 성남 등 서울 주변 동서남북 방향의 다른 도시들 강우량도 표시됐다.

한 과장은 "기상청이 운영하는 레이더와 위성사진 영상도 같이 보고 있지만, 주변 다른 지역을 거쳐 서울로 비구름이 오는 만큼 다른 지역 상황도 같이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패널 21개를 이어 붙인 스크린 한쪽에는 하천과 하수관로 수위계 현황이 띄워져 있었다. 수위가 높아질수록 이 부분도 색깔이 짙어진다. 시내 120개 펌프장, 41개 육갑문, 26개 빗물 저류조도 상황실 스크린에 표출됐다.

교량 중에서는 한강대교, 잠수교, 월계1교, 증산교가 스크린에 수위를 표출해서 관리하는 주요 관찰 대상이다.

한강대교는 팔당댐 방류량의 영향을 확인하는 기준점이다. 잠수교는 낮게 설치된 다리여서 수위가 5.5m만 돼도 보행을 통제한다. 월계1교와 증산교는 그 아래를 지나는 도로 높이가 하천과 큰 차이가 없어 주시해야 하는 지점이다.

시는 상황실뿐만 아니라 시청과 각 구청 하천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별도로 제작해 이들이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하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는 전에는 하천·도로 통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시청 하천관리과와 각 자치구의 담당 과장이 참여하는 단체 메신저 방을 운영했다.

최근에는 도림천, 도로사업소, 한강사업본부, 시설관리공단 도로관리처·청계천관리처 등이 참여하도록 메신저 방을 늘려 운영하고 있다.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서울시 수방 상황 관리 애플리케이션
서울시 수방 상황 관리 애플리케이션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 24일 오후 서울시 수방 관련 직원이 자체 수방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고 있다. 2020.9.27
jk@yna.co.kr

첨단 장비로 시내 하천들을 감시하는 목적은 간혹 발생하는 여름철 하천 인명 사고를 막는 것이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 하천 출입을 통제하지만, '비도 안 오는데 왜 단속하느냐'는 항의성 민원이 많다고 한다.

한 과장은 시민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비가 오면 물가에 있지 말고 빨리 대피하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여러 번 강조하면서 "비를 피하겠다고 다리 밑으로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가 올 때 제일 취약한 것은 하천을 산책하다가 물이 불어나는 상황"이라며 "서울 하천은 특성상 수위가 금방 오르고 물살도 빠르다. 서울 하천에서는 비가 오면 무조건 대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내릴 때 서울의 강우 상황과 하천 수위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서울시는 올해 여름부터 이를 고려해 비상 발령과 동시에 전면 하천통제에 들어가고 대피 안내방송을 하는 동시에 '하천순찰단'을 투입하고 있다.

하천순찰단은 자치구 직원, 관할 경찰서 경찰관, 자율방재단 등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경찰차와 전기자전거 등으로 신속하게 이동해 하천 통제에 나선다.

또 전에는 호우 발생 시 비상근무 1단계가 발령될 때 상황총괄반·교통대책반·구조구급반·재난홍보반 등 4개 반이 근무했으나, 올해부터 시설복구반·에너지복구반·환경정비반을 추가해 7개 반으로 늘렸다.

이는 강풍이나 태풍 등으로 큰 피해가 났을 때 실질적이고 신속한 복구체계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시의 이 같은 대응체계나 복구체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스스로 안전의식을 철저히 다지는 것이라고 한 과장은 강조했다.

그는 "걷다가 비가 오면 사람들은 비를 피하려고 다리 밑으로 가는데, 정말 위험한 행동"이라며 "고립될 수 있으므로 다리 밑이 가장 위험하다. 무조건 나와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하천 둔치 측면이 경사진 곳은 수위가 상승해도 빠져나오기가 쉬운데, 청계천처럼 직벽으로 된 곳은 대피가 어렵다"며 "하천에 있을 때 비가 오면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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