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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게임인] 무지갯빛 게임 2편 온라인 퀴어축제 아쉬움 달래다

송고시간2020-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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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트랜스젠더 주인공 게임 '텔미와이' 세심한 스토리텔링 빛나

퀴어 게임의 새 역사 쓴 '라오어 시리즈'…1편 DLC가 숨은 걸작

지난해 6월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서울퀴어문화축제'와 퀴어 퍼레이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6월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서울퀴어문화축제'와 퀴어 퍼레이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매년 여름 서울광장과 인근 도로를 무지갯빛으로 수놓았던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으로도 '제21회 서울퀴어퍼레이드'·'제20회 한국퀴어영화제' 등이 열리고 있지만, 광장에 모여서 부스와 공연을 즐기고 거리를 행진하던 재미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집콕'하면서 온라인 퀴퍼의 아쉬움을 달래는 데에는 게임 만한 게 없다.

성 소수자(LGBTAIQ)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평단과 게이머 모두에게 호평받은 게임 2개를 소개한다.

'텔 미 와이' [엑스박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텔 미 와이' [엑스박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트랜스젠더가 주인공인 최초의 게임 '텔 미 와이'

돈노드엔터테인먼트가 엑스박스(Xbox)와 PC로 출시한 '텔 미 와이'(Tell Me Why)는 지난달 말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10년 동안 떨어져 지냈던 쌍둥이가 어릴 때 살던 집을 팔기 위해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 게임이다.

쌍둥이는 서로 다른 기억의 조각을 맞추면서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진실에 다가간다.

텔 미 와이는 트랜스젠더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스토리의 중심 축으로 삼은 최초의 상업용 게임이다.

'텔 미 와이' [엑스박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텔 미 와이' [엑스박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작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에서 동성애를 신중한 자세로 다뤄 호평받았던 돈노드는 텔 미 와이에서 더 세심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돈노드는 미국의 비정부기관(NGO) '글래드'(GLAAD)를 개발 파트너로 삼아 텔 미 와이 스토리와 연출 전반에 트랜스젠더 집단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한다.

글래드는 미국에서 미디어·콘텐츠의 성 소수자 혐오를 감시하는 대표적인 NGO다.

텔 미 와이는 총 3개 챕터로 구성돼 있는데 총 플레이 시간이 10시간 안팎이다. 주말이나 추석 연휴 동안 틈틈이 즐겨도 부담 없이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엑스박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도 텔 미 와이를 제공한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가장 성공한 퀴어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

너티독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는 레즈비언이 주인공인 게임 중 가장 유명하다.

바꿔 말하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게임 가운데 현재까지 유일하게 성 소수자가 주인공인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주인공 엘리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은 1편보다는 2편에서 더 직접적으로 다뤄진다.

2편을 플레이하면 엘리가 아버지나 다름없는 조엘에게 자신이 성 소수자라는 사실을 털어놓을지 말지 은연중에 고민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엘리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놓였을 때 조엘이 어떻게 엘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는지, 엘리가 혼란스러운 감정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은 플레이어에게 여운을 남긴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편에 상당한 비중으로 등장하는 조연 레브는 지정성별이 여성이지만 자신을 남성으로 정체화하는 트랜스젠더다.

너티독은 레브를 연기한 배우 역시 트랜스젠더인 이안 알렉산더를 캐스팅했다.

게임은 레브를 차별한 부족이 어떤 만행을 저지르는지, 레브가 이에 어떻게 맞서는지 보여주며 플레이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1편의 추가 콘텐츠(DLC)인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레프트 비하인드'는 퀴어 관점에서도, 게임의 재미로서도 숨은 걸작이다.

1편으로 엘리의 매력에 빠진 게이머는 레프트 비하인드에서 엘리와 그의 어릴 적 친구 라일리의 스토리를 추가로 즐길 수 있다.

엘리와 라일리가 춤추는 장면은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가 게임 역사에 남긴 명장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 편집자 주 = 게임인은 게임과 사람(人), 게임 속(in) 이야기를 다루는 공간입니다. 게임이 현실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두루 다루겠습니다. 모바일·PC뿐 아니라 콘솔·인디 게임도 살피겠습니다. 게이머분들의 많은 제보 기다립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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