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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은 자기 자신과 싸워야"…김태원이 발굴한 '원석'은 누구

송고시간2020-09-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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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뮤직과 오디션 '김태원석함'…우승자 오샘 "이렇게 꼼꼼한 디렉팅은 처음"

포즈 취하는 김태원
포즈 취하는 김태원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오디션 '김태원석함'을 진행한 김태원이 서울 서초구의 한 녹음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원석함'은 김태원과 KT의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이 인디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개최한 오디션이다. 2020.9.27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자, 오샘. 노래를 한번 해볼까요?" 지난 22일 서울의 한 스튜디오. 록밴드 부활 리더 김태원이 부드럽게 말을 건네자 싱어송라이터 오샘의 고즈넉한 목소리가 스튜디오를 채웠다.

하지만 감미로움은 잠시. "담백하게", "발음을 선명하게" 김태원의 날카로운 디렉팅이 조목조목 이어졌다. 오샘은 "(부활 보컬) 박완규 선배님이 겁을 주셨는데 선배님 말이 맞더라"며 "이렇게 꼼꼼하게 디렉팅을 받은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오샘은 김태원과 KT의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이 인디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개최한 오디션 '김태원석함'의 우승자다. 이날은 그가 오디션 과정에서 선보인 곡 '런드리'를 정식 음원으로 녹음하는 자리.

'김태원석함'의 여정이 열매를 맺는 자리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300여 명이 참여해 김태원의 비대면 심사를 거쳤고, 최종 4인부터는 김태원과 부활 멤버를 직접 만나 평가받는 과정이 유튜브 채널 '김태원 클라쓰'에서 방영됐다. 지난 25일 최종 우승자가 공개됐다.

최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기업'이라는 모토를 세운 지니뮤직은 오디션 제작과 음반 출시 등 우승자의 음악 활동을 지원한다.

오디션 '김태원석함' 우승자 오샘
오디션 '김태원석함' 우승자 오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오디션 '김태원석함' 우승자 오샘이 서울의 서초구의 한 녹음실에서 음원 녹음을 하고 있다. 2020.9.27 ryousanta@yna.co.kr

오샘은 연합뉴스에 "제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게 곡을 쓰고 제가 만든 노래를 부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싱어송라이터를 찾는 포맷의 오디션에서 우승하게 돼 인정받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0년 정도 음악을 해왔다는 그는 '김태원석함'에서 독창적이고 재기발랄한 작곡 감각을 보여주며 관심을 모았다. 팝 밴드 '히미츠'(HeMeets)로 활동 중이고 '미스터트롯'에도 참가하는 등 이력이 다채롭다.

'방구석 뮤지션'의 자립 매뉴얼을 책으로 펴낸 적도 있는 그에게 이번 오디션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이렇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자립을 넘어 사람들이 음악을 많이 듣는 뮤지션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우승을 통해) 하게 됐다"고 했다.

김태원이 눈여겨본 오샘의 장점도 "독특한 작곡, 작사 능력"이다. 녹음에 앞서 만난 김태원은 "(오샘이 만든) 나머지 노래들을 들어보면서 이 친구는 우연히 그런 곡을 쓴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태원이 '김태원석함'을 시작하게 된 것은 홀로 분투하며 점점 사라져가는 싱어송라이터들에게 가능성의 '불씨'를 붙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싱어송라이터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그 나라는 음악의 발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는 뭐 때문에 안돼, 매번 떨어졌어' 하던 친구들이 다가오는 게 너무 좋습니다. 그렇게 진짜 '방바닥 싸움'을 하던, 집에서 혼자 자신과 싸우던 친구들이 더 싸우자고 마음먹을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을 작지만 주고 싶었어요."

그는 "음악인이 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인성이나 감성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음악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뮤지션이 '사람다워야' 한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쓴 그에게 무슨 뜻인지를 물었다.

"자기 자신과 싸움이 확실한 사람, 자신과 대화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죠. 그래야 자기가 거품이 꼈다거나, 모질었다거나 하는 걸 스스로 자신 안에서 발견하거든요. 자기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게 음악 하는 사람의 삶이 돼야죠. 그래야 이상하게 사랑을 받습니다."

'김태원석함' 녹화하는 오샘과 김태원
'김태원석함' 녹화하는 오샘과 김태원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오디션 '김태원석함' 우승자 오샘(왼쪽)과 부활 김태원이 서울 서초구의 한 녹음실에서 음원 녹음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9.27 ryousanta@yna.co.kr

김태원의 음악 인생도 그런 시간이 아니었을까. 마침 부활은 지난 11일 신곡 '순간'(The Moment)을 냈다. 부활의 모든 명곡을 탄생시킨 김태원이 피아니스트 이루마와 공동 작곡했다.

연내 나올 부활 정규 14집을 관통하는 제목이자 앨범의 첫 번째 싱글 곡이다. 2012년 발매한 13집 이후 8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순간'은 그에게 "꼭 다루고 싶었던 소재"였다.

"그동안 저는 굉장히 건강이 안 좋았어요. 거의 병원에서 지냈는데 제 아내를 바라볼 때 무수한 순간들이 떠오르더군요. 36년을 만나왔으니까요. 그런 과거와 현재, 미래의 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5대 보컬 박완규가 지난해 다시 합류하고 멤버들이 의기투합하며 "날개를 단 듯이" 에너지가 생겼다.

김태원은 "음악은 저의 유일한 휴식처고 제가 정신적으로 고통받을 때 가장 먼저 위로해준 것도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한테는 35년도 긴 세월이 아니에요. 지금도 가고 있으니까. 순간순간을 따지면 굉장히 많은 컷이지만, 그냥 한순간인 것 같아요."

오디션'김태원석함' 진행한 부활 김태원
오디션'김태원석함' 진행한 부활 김태원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오디션 '김태원석함'을 진행한 김태원이 서울 서초구의 한 녹음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원석함'은 김태원과 KT의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이 인디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개최한 오디션이다. 2020.9.27 ryousanta@yna.co.kr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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