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조랑말 방목' 좋긴 한데 조릿대 제거엔 벌채가 우수
송고시간2020-09-28 14:53
도, 벌채 지역 식물 종 다양성 효과 커…내년부터 본사업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도가 한라산 식생을 해치는 제주조릿대를 결국 베어내기로 가닥이 잡혔다.
제주도는 내년부터 선작지왓과 남벽 분기점 등 2곳을 시작으로 4년 이상 제주조릿대 벌채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도는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에 의뢰해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제주조릿대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서 벌채 방식이 말 방목에 의한 방식 등 다른 방식보다 제주조릿대 제거에 따른 식물 종 다양성 효과가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는 인력을 활용한 벌채와 말 방목을 통한 관리 방안 등 2가지 실험을 했다.
말 방목은 해발 1천600m 높이 한라산 만세동산 일대 1㏊ 등에 말 9마리를 방목해 말이 제주조릿대를 얼마나 먹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벌채 방법은 장구목과 선작지왓, 만세동산, 진달래밭 등에서 진행했다.
말 방목지에서는 식물 종이 2016년 36종에서 올해 52종으로 늘어났지만, 벌채 지역에서는 2016년 37종에서 올해 65종으로 식물 종이 더 늘어났다.
말 방목 방식은 또 말 관리 측면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연말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문화재청 및 환경부와 협의해 한라산 제주조릿대 관리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도의 2018년 조사에서 제주조릿대는 한라산국립공원 전체면적 153.4㎢의 95.3%인 146.13㎢에 분포했다.
해발 1천400m 이상 아고산 지역 면적 21.54㎢에서의 제주조릿대 점유 비율은 88.3%에 달했다.
저지대 골프장과 목장, 경작지 등 토지 이용 지역과 오름 정상부, 수림 일부를 제외하고 제주 대부분 지역의 초본층은 제주조릿대가 우점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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