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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 받아야하는데"…코로나19 감염 숨긴 프랑스 열차 승무원들

송고시간2020-09-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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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격리→병가→수당 삭감' 피하려 회사에 안 알리고 출근

프랑스 저가 고속철 '위고'(Ouigo)
프랑스 저가 고속철 '위고'(Ouigo)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고 말하면 출근을 못 할 테고, 그럼 수당을 못 받게 되잖아. 그냥 말하지 말아야겠다.'

하루에 1만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프랑스의 철도공사(SNCF)에 근무하는 승무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전체 임직원이 14만명에 달하는 SNCF는 최소 320명의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들과 접촉한 사람은 6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여름 SNCF가 운영하는 고속철 테제베(TGV), 저가 고속철 위고(Ouigo) 등을 이용한 승객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자신이 아는 코로나 19 감염 사실을 숨긴 승무원만 해도 3명이라고 털어놨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직원도 그런 사람을 1명 안다고 밝혔다. SNCF 승무원 규모는 1만1천명이다.

노조 측이 이를 인지한 때는 지난 8월 말. 위고에서 직원 4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고, 8명이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했다. 후자 사이에서 격리 때문에 월급이 줄어든다는 데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고 한다.

SNCF 노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고 출근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9월 2일 사측에 면담을 요청했다.

르파리지앵이 확인한 문서에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일부 직원들이 병가에 따른 급여 손실을 피하기 위해 회사에 감염사실을 알리지 않을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명시됐다.

열차 승무원에게 있어서 출근일수는 곧 돈을 의미한다. 월급의 3분의 2가 기본급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근무 일수에 따라 받는 수당이다. 병가를 내면 손에 쥐어지는 수당이 줄어드는 구조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확진자와 접촉했으면 14일 동안 격리를 요구해오다가 최근 그 기간을 7일로 줄였다.

이에 노조는 사측에 코로나19 때문에 격리되는 직원이 받아 가는 월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SNCF는 "직원과 승객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우선순위"라는 입장을 르파리지앵에 밝혔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4만명을 넘어섰다. 프랑스는 스페인에 이어 서유럽에서 두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국가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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