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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1차전 선발 확정에 놀라고 긴장…이기는 상황 만들고파"

송고시간2020-09-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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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타자들 나를 모르지만, 켈리·류현진 경기 보며 샌디에이고 타자 파악"

화상 인터뷰하는 김광현
화상 인터뷰하는 김광현

(서울=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왼손 선발 김광현이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 등판을 하루 앞둔 30일(한국시간)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MLB 프레스박스 화상 인터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상의 컨디션으로 던지려고,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고 있어요."

미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 확정 소식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자신도 놀랐다.

그리고 곧바로 무거운 책임감과 설렘을 동시에 느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S)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한국시간) 현지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2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서 단체 사진을 찍고 라커룸에 들어온 뒤에 내가 NLWS 1차전 선발이라는 걸 알았다. 솔직히 떨렸다"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긴장한 상태다.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김광현은 10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NLWS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지 언론도 놀란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이 정규시즌에서 잘 던졌기 때문"이라는 마이크 실트 감독의 설명을 들은 뒤 대부분의 관계자가 김광현이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이유를 이해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인 2020년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맹활약했다.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는 3승 평균자책점 1.42의 더 뛰어난 투구를 했다.

더구나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지만, KBO리그에서는 신인이던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없이 큰 경기를 치른 에이스다.

김광현은 "한국과 미국은 분명히 다른 무대다. 그래도 한국에서 포스트시즌을 자주 치러서,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지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경험이 내일 1차전 등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평소처럼 활기차고 즐겁게 공을 던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에 피홈런이 3개에 불과하다"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도 포스트시즌을 떠올렸다.

김광현은 "선발 투수는 선취점을 내주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하다. 홈런을 가장 쉽게 실점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포스트시즌에서는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팀 불펜이 좋으니까, 이기는 상황에서 공을 넘겨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밀워키 상대로 역투하는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밀워키 상대로 역투하는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은 김광현에게 잊지 못할 해다.

꿈에 그리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 탓에 스프링캠프가 폐쇄되고, 메이저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다.

메이저리그가 개막해 김광현은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개막전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그러나 또 코로나19가 김광현의 발목을 잡았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내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팀은 7월 31일부터 8월 15일까지, 긴 시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전체가 '이동 제한 명령'을 받았고, 김광현도 제한된 환경에서 훈련해야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위기를 잘 넘겼다.

팀에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김광현은 익숙한 자리인 선발로 이동했고, 이후 연일 호투를 펼쳤다. 예기치 않은 신장 경색도 가뿐하게 털어냈다.

김광현은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우리 팀이 11번 더블헤더를 치르고, 17일 동안 격리 생활도 하는 등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위기에서 강해지는 동료들을 보면서 '세인트루이스에 오길 잘했다'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역경을 이겨낼 정도라면, 우리 팀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우여곡절 많았던 2020년 정규시즌을 돌아봤다.

세인트루이스 좌완 선발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좌완 선발 김광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와 처음 만난다. 그러나 인연은 있다.

김광현은 2014년 말 샌디에이고와 입단 협상을 했다. 당시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은 최고액을 써낸 한 구단이 단독 교섭권을 가진 형태였다.

포스팅 비용 200만달러에 단독 협상권을 얻은 샌디에이고는 김광현을 현지에 초청하며 협상을 시작했으나, 연평균 보장액 100만달러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은 결국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거절하고 SK 와이번스와 재계약했다.

김광현은 "내게 관심을 보여준 팀이었다. 결국 계약 불발이 됐지만, 인연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펫코파크에서 경기를 치른 기억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내가 낯설겠지만, 나는 샌디에이고 타자가 낯설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NL 서부지구에 속했다.

김광현은 "SK 시절 동료였던 메릴 켈리(애리조나)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배가 다저스에서 뛸 때 샌디에이고와 자주 상대했다. 켈리, 류현진 선배가 등판한 경기를 보면서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많이 봤다"며 "샌디에이고 타자가 가진 나에 대한 정보보다, 내가 샌디에이고 타자에 관한 아는 게 많을 것이다. 내게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2007년 SK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광현은 그해 10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7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의 호투를 펼쳤다.

13년이 지나 다시 신인이 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의 2020년 포스트시즌 서막을 연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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