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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두려워말라"며 마스크 벗은 트럼프…퇴원 일성부터 논란(종합)

송고시간2020-10-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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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1만명 숨졌는데 최고수준 치료받은 대통령의 '부적절' 발언 지적

"조만간 선거전 복귀"…'코로나 이겼다' 내세워 막판반전 시도할듯

트럼프 몸 상태, 주말까지가 관건…당분간 격리하며 치료 전념할 듯

백악관에 도착한 뒤 마스크 벗는 트럼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에 도착한 뒤 마스크 벗는 트럼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서울·워싱턴=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임주영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원 3일 만인 5일(현지시간) 병원을 나와 백악관에 복귀했지만 퇴원을 놓고도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월터 리드 군병원을 퇴원하기 몇 시간 전에 올린 트윗에서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정말 훌륭한 약과 지식을 개발했다"며 "나는 20년 전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VFhconuwrJk

◇ "나는 나라 이끌다가 감염…코로나19 두려워 말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방송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도착 장면을 생중계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보란 듯이 백악관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어 양복 주머니에 넣고는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발코니 계단을 걸어 올라간 뒤 다소 숨이 찬 듯한 모습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트위터에 올린 1분 26초 분량의 영상에서 미국이 세계 최고의 의료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그 덕분에 몸이 이전보다 좋아졌고 "면역력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지만 지도자로서 전면에 나서 나라를 이끌다가 감염된 것이라는 식의 주장도 폈다. 그 어떤 지도자도 자기와 같이 한 사람은 없었다는 자화자찬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백악관 복귀와 함께 병을 이겨냈다는 체험담까지 내세워 향후 코로나19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며 공세를 펼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백악관에 돌아와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포즈를 취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백악관에 돌아와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포즈를 취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 20만명 참사에도 위험 경시…안전불감증 전파 논란

그러나 이런 시각은 미국에서 21만명이 숨지고 750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입원 상태에서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하는 돌출행동에 나섰다가 격리 준수사항을 어겼다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에도 그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고 위기의 심각도를 저평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감염병 유행이 여전한 상황에서 그의 발언이 얼마나 공감대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은 일반인이 받지 못하는 최고 수준의 의료 처치를 받지만, 대다수 국민은 그렇지 않다면서 잇따라 지적을 내놓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피츠버그대 의학센터의 데이비드 네이스 박사는 "코로나19는 미 국민에게 완전한 위협"이라며 "대부분의 국민은 대통령만큼 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 의대의 사디야 칸 박사도 "그건 비양심적인 메시지"라며 대통령의 메시지는 코로나19 확산을 촉진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와 제대로 격리돼 있지 않을 것이고 이번 감염에도 마스크 착용에 대한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AP는 부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 후 첫 일성으로 내놓은 메시지는 감염병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고 대통령 자신의 병이 그의 무신경한 태도를 재고하게 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고 AP는 전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상태인데도 백악관으로 복귀해 마스크를 벗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두려워 말라고? 난 모든 미국인이 당신이 받는 것과 똑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군병원을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군병원을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 '코로나 극복' 모토로 유세 박차…"국민건강 위협"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선거전에 복귀하겠다는 입장도 밝혀 코로나19 극복을 발판으로 막판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군병원을 떠나기 직전 "조만간 선거 캠페인에 돌아올 것이다. 가짜 뉴스는 오직 가짜 여론조사만을 보여준다"는 트윗을 올렸다.

여론조사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며 총력 선거전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그가 코로나 극복 성공담까지 더해 판세 반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국가에 매우 파괴적이고 위험했다"며 국민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마이애미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에서도 선거운동 메시지를 트윗하느라 바쁘다고 꼬집으면서 "나는 그에게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할 것"이라며 "과학자들의 말을 들어라. 마스크를 지원하라"고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이고,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에도 당분간 격리 기간을 거치며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만큼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일단 15일 바이든 후보와의 2차 TV토론에 예정대로 출연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일단 이번 주말까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만약 다음주 월요일까지 대통령의 상태가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더 좋아진다면 우린 최종적으로 크게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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