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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외딴 작은섬 무급 구인광고에 3천명 몰려

송고시간2020-10-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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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으로 혼란 겪는 세계 각지 사람들 지원 쇄도

사진은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인근의 리파리섬의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은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인근의 리파리섬의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이탈리아 지중해 작은 섬의 한 농장에서 숙식만 제공하는 조건의 구인광고에 전 세계에서 3천명 넘는 지원자가 쇄도해 화제다.

12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북쪽 에올리에제도 리파리섬에 거주하는 루이지 마자(35)씨는 자신이 소유한 작은 농장에서 일손을 도울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최근 페이스북에 올렸다.

각종 과일과 채소, 닭, 당나귀를 기르며 올리브유 등 천연재료로 수제비누를 만드는 그는 구인조건으로 음식과 포도주와 함께 무선인터넷이 갖춰진 작은 방을 제시했다. 월급은 주지 못한다는 단서도 붙였다.

무급이고 외딴 섬이라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은 물론 저 멀리 미국과 일본에서도 문의가 쇄도해 지원자가 3천명을 훌쩍 넘어가 버렸다.

마자 씨는 3천여명의 지원자 중에 고심 끝에 이탈리아와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 커플을 낙점했다. 선택과는 별개로 그는 두 건의 지원 사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 지원자는 이탈리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북부 베르가모 출신의 젊은 남성이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것을 잃었어요. 심한 분노와 밀실공포증을 겪고 있었고, 베르가모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다른 지원자 중에선 이탈리아에 왔다가 코로나19의 대확산에 따른 국경통제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발이 묶인 일본인 커플도 있었다.

이들은 귀국 계획을 과감히 접은 대신에 유럽 대륙을 조금씩 돌아보며 그때그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마자 씨는 "많은 경우 지원 사유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에 대한 우려와 직결됐다"면서 "아파트 안에 또다시 갇힐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생동하는 도시와 환경, 먹거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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