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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깊어진 옵티머스 '자중지란'…수사에 동력될까

송고시간2020-10-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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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레마?…김재현-공범 변호인들 법정서 책임공방

'펀드 사기' 옵티머스자산운용 (CG)
'펀드 사기' 옵티머스자산운용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재판이 본격화하면서 주요 사건 관계자들 사이의 내홍도 커지는 형국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김재현(50) 옵티머스 대표와 나머지 공동 피고인들 사이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김 대표 측이 공범들을 상대로 작심 발언을 쏟아내는 등 향후 진흙탕 싸움을 예고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 걸어 잠근 옵티머스자산운용
문 걸어 잠근 옵티머스자산운용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김재현의 '작심 발언'…"소송자료 언론에 공개돼"

김 대표의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최근 언론 보도에 관해 피고인은 인정할 것은 하고 다툴 것은 변론을 통해 법정에서 얘기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작심한 듯 "피고인들이 서로 가담 여부와 책임 경중을 두고 다투고 있고 이해관계가 완전히 상반된다"고 했다.

그는 또 "공개된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전에 한쪽 입장만 언론에 보도되면서 마치 김 대표가 정관계에 로비하고 펀드 운용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나와서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송자료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며 "자료열람을 통해 알게 된 진술이나 증거자료를 유출하거나 단편적인 일부 내용만 확대하는 행동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방해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발언들은 모두 검찰이 아닌 다른 공범들을 겨냥한 것이다.

재판부가 "검찰에서 수사 기록이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고 한 것 같다"고 반문하자, 김 대표의 변호인은 "검찰에서 유출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수사 기록을 검찰이 아닌 공범이 유출했다는 확신을 드러낸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PG)
옵티머스자산운용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공범들은 문건 내세워 김재현에 책임 떠넘겨

반면 나머지 공범들의 변호인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근거로 김 대표에게 책임을 넘겼다.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45)씨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이씨가 증거인멸에 가담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도주 시나리오'를 보면 알 것"이라고 답했다.

도주 시나리오는 옵티머스 내부에서 금융감독원 실사를 앞둔 지난 5월에 만든 '회의 주제'라는 제목의 문건에 등장한다.

이 문건에는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지면 김 대표의 도주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고 이 경우 주범이 도주해 수사가 어렵다는 취지의 검찰 작업이 필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건은 '검찰 작업' 등을 언급하고 있어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과 함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김 대표 측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문제 삼은 자료도 '펀드 하자 치유' 문건과 '도주 시나리오' 문건일 가능성이 큰데, 공범들은 이 문건을 근거로 김 대표를 공격한 것이다.

검찰은 청소 중
검찰은 청소 중

지난 14일 오전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청소업체 관계자들이 유리창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본격화하는 갈등…검찰 수사에 동력될까

김 대표와 나머지 피고인들 간 갈등은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이미 불거졌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과 맞물려 공판이 시작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종전까지는 공범에게 불리한 증거를 언론이나 검찰에 흘리는 식으로 수면 아래서 갈등이 벌어졌다면, 향후 공판에서는 증거조사 과정에서 직접 충돌할 수도 있다.

이들의 갈등은 검찰 수사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9월 수차례에 걸쳐 김 대표 등을 기소한 이후 지지부진하던 수사가 이들의 폭로전 속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최근 수사팀을 충원해 총 18명의 대형 수사팀을 구성, 로비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라임사태' 김봉현 옥중 또 폭로…정치인·현직 검사 로비 / 연합뉴스 (Yonhapnews)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sprItSspd6Y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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