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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옮겨붙은 로비 의혹…꼬이는 옵티·라임 사건

송고시간2020-10-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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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는 '특수통'…접대·기획수사 폭로로 위기

'검찰 개혁' 이슈 재점화…정치공방 한동안 이어질 듯

'라인' 주범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라인' 주범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옵티머스·라임 사태의 불똥이 검찰 로비 의혹으로 옮겨붙으면서 검찰 안팎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수사 검사가 피의자 측으로부터 금품·향응을 받고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검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사건 핵심 피의자의 무차별 폭로가 검찰개혁 이슈와 맞물려 소모적인 정치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닫힌 옵티머스자산운용
문 닫힌 옵티머스자산운용

지난 10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옵티머스 부실수사 비판…다시 주목받은 '특수통'

옵티머스와 라임 사태는 모두 정관계 로비 의혹과 맞물린 거액의 펀드사기 사건으로, 그동안 매끄럽지 못한 검찰 수사에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검찰은 여론 압박 속에 옵티머스 수사팀을 2배로 늘리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펀드 사기를 공모한 '옵티머스 4인방' 간의 폭로전으로 최근 정·관계 로비 의혹이 확산하기 전까지 로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의 키를 쥔 핵심 피의자가 수개월째 종적을 감춘 상태다.

수사팀은 지난 16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경인본부를 압수수색했지만, 전파진흥원 부실투자 의혹이 불거진 뒤 석달 만이라는 점에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이 수사팀에 대거 투입된 것도 미진한 수사에 대한 '특수통' 윤 총장의 아쉬움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야당도 고소·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조사부가 아닌 반부패수사부가 처음부터 사건을 맡았어야 했다며 특수통 중심의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기조로 올해 2차례 인사에서 '서러움'을 받았던 특수통들이 다시 주목을 받는 형국이다.

[그래픽] '라임사태' 주요 인물 관계도
[그래픽] '라임사태' 주요 인물 관계도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5개월가량의 도피행각 끝에 23일 경찰에 붙잡혔다. 0eun@yna.co.kr

◇ 검찰 특수라인 겨냥한 김봉현…논란 확산

하지만 특수통 검사에 대한 인식은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향응·뇌물 로비' 주장으로 다시 반전될 조짐이다.

그동안 법정 증언을 뒤집고 특수통 검찰을 겨냥한 폭탄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옥중 입장문'에서 검사들이 수사 과정에서 자신을 회유하며 여권 정치인을 표적으로 한 진술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거 이후 "라임 사건에 윤 총장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말을 들었으며, 정부 여당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윤 총장의 '전체주의' 발언 이후 여권 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전관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 등 로비를 했다면서 구체적인 액수도 공개했다.

김 전 회장의 폭로는 윤 총장을 포함한 특수라인 검사들을 향했다.

그는 로비 창구였던 검찰 출신 변호사가 "우병우 사단의 실세"로 특수통 출신이라고 전했다. 로비 대상 검사들도 "특수부 검사"였고 "삼성 특검 등에서 함께 근무했던 윤석열 사단"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이 지목한 전관 변호사와 관련 검사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진위가 확인될 때까지는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 옵티머스 의혹 수사 중
검찰, 옵티머스 의혹 수사 중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지난 10월 14일 오전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청소업체 관계자들이 유리창을 닦고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로비 수사 장기화하나…정치 공방 이어질 듯

곤혹스러운 건 사건 수사에 주력해야 할 검찰이다. 현직 검사들의 각종 비위 의혹은 라임 수사와 직접 관련돼 있다. 로비 의혹을 조사해야 할 검찰이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정·관계를 겨눈 로비 수사마저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 사건 수사와 별개로 검찰개혁을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 전 회장이 폭로 이유로 '검찰 개혁'을 콕 집어 언급하고 법무부가 폭로가 나오자마자 감찰에 착수한 것을 놓고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누군가의 공작 냄새가 물씬 난다"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권의 대대적 공세로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뚜렷하게 보인다"고 썼다.

반면 같은 날 열린 대구고검·부산고검 국정감사에서는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여권의 주장이 쏟아졌다.

옵티머스·라임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 안팎의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출근하는 추미애 장관
출근하는 추미애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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