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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노출·백색입자·접종자 잇단 사망…백신 불안감 증폭(종합)

송고시간2020-10-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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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보건소에 안전성 문의 잇따라

대규모 접종 예약 취소 없지만 미루거나 포기 시민도 있어

독감백신 접종실
독감백신 접종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10대 고등학생과 70대 노인이 잇따라 숨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들의 사망과 독감 예방 접종 간 인과 관계가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백신 '상온 노출'이나 '백색 입자' 사태까지 겹쳐 백신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로 독감 백신 접종이 강조되고 있어 혼란이 더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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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A(17)군이 지난 14일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16일 사망했고 전북 고창군에서도 전날 독감 백신을 맞은 B(78)씨가 2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이들의 사망과 백신 접종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이들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고령층 대상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사업 시작
고령층 대상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사업 시작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백신 어느 회사 제품인가요, 안전한가요?"

인천시 미추홀구 한 이비인후과 의원 관계자는 "무료 접종을 할 때 어떤 업체의 독감 백신을 쓰고 있는지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며 "아무래도 아이가 있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각 구청 보건소와 일부 병·의원에도 전날부터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연결 고리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고 코로나19 여파도 이어져 대규모 접종 예약 취소나 연기 등 혼란은 없는 상황이다.

대구 수성구 한 병원 관계자는 "백신이 안전한지를 묻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다만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전 지역 한 소아과 전문 병원 관계자는 "주로 중고등 학생들이 예약을 하고 독감 백신을 맞으러 오는데 아직은 무더기로 예약을 취소하거나 오지 않는 상황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 독감 백신 접종 이상반응 신고 현황
[그래픽] 독감 백신 접종 이상반응 신고 현황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미 맞혔는데…" 아이 둔 부모들 불안 확산

이미 아이들에게 무료 독감 백신 접종을 마친 부모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전북 고창에서도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 노인이 하루 뒤 숨졌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인천 지역 한 맘카페에는 전날부터 '아이들 맞은 독감 백신은 괜찮은 거냐', '무료 접종 하신 분들 괜찮냐'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 6일 두 아이에게 독감 백신을 맞혔다는 한 부모는 "사망 뉴스를 보니 너무 무섭다"며 "아이들 건강을 위해 맞힌 건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광주 북구에서 고등학생 자녀 2명을 키우는 임모(47·여)씨도 "우리는 아이의 컨디션 때문에 며칠 미루다가 최근 접종을 했다"며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당연히 (백신을 맞을지) 고민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에 사는 김모(15)군은 "친구들 대부분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해서 독감 백신을 맞았다"며 "인천에서 같은 또래 청소년이 숨졌다고 해서 백신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망 원인 발표 보고 접종 여부 결정"

잇따른 백신 관련 사고로 안전성을 믿지 못하겠다며 접종을 아예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지난달 국가 예방 접종에 쓰일 독감 백신을 조달하는 신성약품이 유통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상온에 노출해 접종이 전면 중단되고 백신 48만명분을 수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또 이미 유통된 일부 백신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돼 이를 제조한 한국백신사(社)가 백신 61만5천개를 자진 회수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아들 2명을 키우는 최모(47)씨는 코로나19 여파 이후 아이들에게 독감 백신을 꼭 맞히려 했지만 잇따른 사망 소식에 고민에 빠졌다.

최씨는 "동네 내과에서 접종하려고 주중 예약을 해 놨는데 일단 연기를 했다"며 "사망 원인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접종할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이진모(30)씨는 "인과 관계가 불확실하다고는 하지만 어린 학생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한 뒤 이틀 만에 사망했다고 하니 불안하다"며 "상온 백신 문제도 있었고 해서 접종을 아예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지모(31)씨는 "백신을 맞은 고등학생이 사망했다고 해서 원인이 뭔지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전북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고 해 더 불안하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이 나오기 전까진 일단 백신 접종을 미루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상현 김준호 장아름 최은지 기자)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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