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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이 포기한 '작별의 시간'…후배들은 진심을 알고 있을까

송고시간2020-10-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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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게 출전 기회 더 주겠다며 '은퇴 경기' 사양

한화 선수들은 연일 무기력한 모습…각성이 필요할 때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 눈물 회견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 눈물 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출전 기회가 간절한 후배들을 위한다며 마지막 은퇴 경기를 마다한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김태균(38)은 은퇴 기자회견 직후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어떻게 봤을까.

작별의 시간을 포기한 김태균의 진심을 안다면, 한화 선수들은 좀 더 절실하게 경기를 펼쳐야 할 것 같다.

김태균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마지막 한 타석도 중요하지만, 그 한 타석의 출전 기회로 어떤 선수는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며 "어떤 후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한 타석의 기회를 대신 잡은 후배가 부디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떠나기 전 서산 구장서 마지막 사진 남기는 김태균
떠나기 전 서산 구장서 마지막 사진 남기는 김태균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태균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운동이었는데, 처음엔 죽도록 하기 싫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본인의 운동을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을 보며 마음을 잡을 수 있었고, 일련의 과정이 자신을 이 자리까지 이끌었다고 했다.

김태균에게 야구는 인생의 전부였다.

야구를 하면서 아내를 만났고 가정도 꾸렸다.

때론 악플러들의 비난에 심한 속앓이를 하기도 했지만, 김태균은 누구보다 야구와 팬들을 사랑했다.

김태균은 이런 야구, 팬들과 멋진 작별을 꿈꾸기도 했다.

그는 최근 통화에서 "사실 어릴 때부터 선수 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며 "나도 이승엽, 양준혁, 이범호 등 선배들처럼 팬, 후배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으며 은퇴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야구, 팬들과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포기했다. 후배들 때문이었다.

아무 의미 없이 지나갔던 8월 15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8회말 3루 땅볼은 김태균의 선수 마지막 모습이 돼 버렸다.

팬들도 허탈하게 영웅을 떠나보내게 됐다.

김태균은 "아쉽지만, 은퇴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는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선수들이 요즘 치르는 경기들은 가비지 게임(garbage game)이 아니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김태균의 진심을 안다면 허투루 경기를 치르면 안 된다.

한화는 22일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 KIA에 4-10으로 완패하며 7연패를 기록했고, 최하위를 확정했다. 김태균이 바라던 후배들의 모습은 아니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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