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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떼지어 춤추듯 움직일 때 에너지 소모 줄어

송고시간2020-10-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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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물고기 실험…수세기 의문에 과학적 증거 제시

로봇 물고기
로봇 물고기

[Dr Liang Li, Max Planck Institute of Animal Behavior (MPI-AB)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물고기 수천, 수만마리가 떼를 지어 군무(群舞)하듯 유영할 때 뒤따르는 물고기는 헤엄치는데 쓰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제시됐다.

물고기가 어군을 이뤄 유영하는 것은 어로활동에 중요해 수세기에 걸쳐 연구돼 왔지만 집단을 이뤄 헤엄치는 것이 물고기의 에너지 사용을 줄여주느냐는 기본적인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못해왔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MPI-AB) 연구진은 물고기처럼 헤엄칠 수 있는 로봇을 이용한 유영 실험을 통해 뒤따르는 물고기의 에너지 절약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독일 콘스탄츠대학에 따르면 이언 쿠진 MPI-AB 소장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실제 물고기의 유영 에너지 소비를 측정하는 것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물고기의 움직임을 똑같이 모방해 헤엄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실험했다.

연구팀은 로봇 물고기가 혼자서 유영할 때와 같이 유영할 때 등으로 상황을 나누고, 물고기간 거리와 위치 등을 바꿔가며 1만 번 이상 반복 실험을 통해 로봇 물고기의 에너지 소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로봇 물고기가 혼자 유영할 때보다 같이 헤엄칠 때 에너지 소비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유영 중인 로봇 물고기
유영 중인 로봇 물고기

[Dr Liang Li, Max Planck Institute of Animal Behavior (MPI-AB)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를 선두 물고기가 소용돌이를 만들어 뒤따르는 물고기의 유체 역학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하면서, 뒤따르는 물고기의 유영 에너지 소비가 선두 물고기와의 거리와 꼬리지느러미의 일치된 움직임 등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뒤따르는 물고기의 에너지 절약 비밀은 꼬리지느러미 움직임의 '일치성'(synchronisation)에 있다면서, 선두 물고기를 멀리서 따라가는 물고기는 거리에 따라 시차를 두고 꼬리지느러미 움직임을 일치 시키는 이른바 "소용돌이 단계적 일치"(vortex phase matching) 전략을 구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로봇 물고기의 유영이 만들어내는 소용돌이를 시각화한 결과, 선두 물고기가 형성한 소용돌이가 뒤로 흘러가는 것을 확인했으며, 뒤따르는 로봇 물고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소용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저자인 헝가리 외트뵈시 대학 메이트 내기 박사는 "(꼬리지느러미 움직임을 일치시켜) 에너지를 절약 뿐만아니라, 일치화하는 방식을 바꿔 다른 물고기가 일으킨 소용돌이를 이용해 무리에 추진력을 제공하거나 가속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로봇 물고기에서 확인된 소용돌이 단계적 일치가 실제 물고기에서도 활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체 역학 모델을 만들어 금붕어의 유영 자세를 분석한 결과, 자연 상태에서도 이용되는 것을 확인했다.

쿠진 박사는 "주변과 (꼬리지느러미 움직임을) 일치시킴으로써 집단적으로 만든 소용돌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단순한 규칙을 발견했다"면서 "로봇 물고기 실험 이전에는 무엇을 볼지 몰랐기 때문에 이런 규칙은 일상 속에 숨어 있었다"고 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J4T4hi8RO7s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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