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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열쇠' 이건희 유언장 있을까

송고시간2020-10-2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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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주식 18조원 넘어…유언 따라 지배구조 요동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28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이 회장의 유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이 18조 원에 달하는 재산의 상속을 어떤 방식으로 정해 놓았는지에 따라 삼성그룹의 승계와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 영결식 참석하는 유족들
이건희 회장 영결식 참석하는 유족들

(서울=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가운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이 회장이 유언장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예상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6년 넘게 병상에서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유언을 남길 수 없었을 것으로 본다. 쓰러지기 전에 왕성하게 활동했다는 점도 이 회장이 사전에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견해의 근거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이 회장이 일찍이 유언장을 작성해뒀을 것으로 추측한다. 사후 경영권 분쟁 소지를 줄이기 위해 유산 상속에 대한 기본 방침을 남겨뒀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형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과 법적 분쟁을 벌였는데, 당시 양측 모두 "유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고 이건희 회장 발인, 장례식장 떠나는 운구차
고 이건희 회장 발인, 장례식장 떠나는 운구차

(서울=연합뉴스) 28일 오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운구차량이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이 회장 자신이 유언장 부재에 따른 갈등을 형제와 겪었던 만큼, 미리 유언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2017년 12월 27일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이 회장의 유언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재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 유고 시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는 피고인(이 부회장)이 그룹 대주주 지위를 차지하는 구조가 맞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회장님의 유언장 내용이 정확히 어떻게 돼 있는지, 지분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제가 말할 사항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는 자녀에게 결코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언장이 있다면 이 부회장이 주식 과반을 상속하고 다른 가족은 부동산, 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상속받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삼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지배하는 체제를 완성했기 때문에, 이 회장이 명시적 유언장은 남기지 않았더라도 이 부회장 승계로 '교통정리'가 돼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주식 가치는 18조2천억원 상당이다. 6월말 기준으로 ▲ 삼성전자[005930] 2억4천927만3천200주(지분율 4.18%) ▲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천900주(0.08%) ▲ 삼성SDS 9천701주(0.01%) ▲ 삼성물산[028260] 542만5천733주(2.88%) ▲ 삼성생명 4천151만9천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배우자 홍라희 전 관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 0.91%(3조2천6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 삼성전자 0.7% ▲ 삼성물산 17.33% ▲ 삼성생명 0.06% ▲ 삼성SDS 9.2% ▲ 삼성화재[000810] 0.09% 등 약 7조1천715억원 상당을 가졌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삼성물산 5.55%, 삼성SDS 3.9%를 보유해 평가액도 약 1조6천82억원으로 같다.

유언장이 없다면 상속은 법정 비율대로 이뤄진다. 홍 전 관장이 33.33%,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22.22%씩 상속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홍 전 관장이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개인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홍 전 관장이 지배구조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수 있다.

고 이건희 회장 영정을 싣고
고 이건희 회장 영정을 싣고

(서울=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발인식이 열린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운구차량 앞 조수석에 고인의 영정이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다만 홍 전 관장이 가장 많이 상속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율이 0.91%에 그치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이 부회장에 비하면 지분율이 적어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재계는 전망한다.

아울러 재산 사회 환원, 삼남매의 계열 분리 등에 대해서도 이 회장이 유언을 남겼을지 관심거리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유언, 유언장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유언장이 있더라도 가족과 극소수 측근만 알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tU5Xuh2ejWg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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