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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대마를 아느냐" 마약 하고도 당당한 래퍼들 [이래도 되나요]

송고시간2020-1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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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CH8NzpgVso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16일 방송을 시작한 국내 대표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9(쇼미더머니 9). 방영과 동시에 악재가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는데요.

논란은 출연자인 래퍼 오왼이 대마초 흡입 혐의로 수사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습니다.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오왼은 방송에서 하차하고 '통편집' 당했는데요. 곧이어 또 다른 참가자인 래퍼 랍온어비트가 과거 대마를 판매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줬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있는 멤버를 걸러내지 못한 방송사뿐만 아니라 힙합계에도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쇼미더머니 참가자를 포함, 유명 래퍼의 일탈 행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8년 대마초 흡연 등으로 입건된 씨잼과 바스코(현재 활동명 빌스택스) 역시 같은 프로그램 출연 경력이 있는 래퍼.

이번에 오왼 등과 함께 적발된 래퍼 나플라와 루피도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777)'의 우승자와 준우승자로 유명합니다.

특히 사건에 연루된 일부는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는 '도덕 불감증'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SNS를 통해 대마를 옹호한 랍온어비트가 대표적.

그는 "너희가 좋아하는 국내 래퍼들 (대마) 다 피운다. 아직 안 걸린 것뿐"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은 대마를 팔다가 재수 없게 걸렸다고 항변했는데요.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우고 엑스터시·코카인을 투약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빌스택스의 태도는 더 가관.

이후로도 대마 합법화를 주장하면서 마약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한 경찰을 '무뇌'라고 공개 비난까지 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대중을 기만하는 모습을 보여 큰 실망을 안겼는데요.

대마 흡연을 지적하는 댓글에 오왼은 "모범시민 납셨다"고 비꼬았고, "저런 사람들 인식을 어떻게 바꾸냐"는 오왼의 물음에 빌스택스는 "피워봐야 안다"고 답했습니다.

일부 힙합 팬은 이들의 당당함에 응원을 보내기도 하지만 대다수 누리꾼은 "어이없다"는 반응. '힙찔이'(힙합+찌질이), '힙레기'(힙합+쓰레기) 등 비하 표현도 등장했는데요.

미국의 거리문화로 시작된 힙합 나름의 개성을 감안하더라도 불법 행위까지 '멋'으로 포장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를 '스웨그'(swag·허세 부리며 과시한다는 뜻의 힙합 용어) 넘치는 경험이자 아티스트 권리로 착각하는 일부 래퍼들 사고방식. 마약과 욕설 등 '나쁜 것'만 먼저 배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에서 힙합을 하면 다 마약을 하고, 일반적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한국 힙합계가 이를 오해해 본인의 입맛에 맞게 들여온 문화"라고 꼬집었습니다.

'고등래퍼'라는 프로그램이 제작될 만큼 다른 장르에 비해 10∼20대에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탈선은 더욱 문제시되는데요.

자신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김지선 기자 김지원 작가 홍요은 박서준 인턴기자

"너희가 대마를 아느냐" 마약 하고도 당당한 래퍼들 [이래도 되나요] - 2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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