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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명장 열전] (18) 37년 조선산업 금속재료 평가 최고 기술 허태영 명장

송고시간2020-11-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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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배우고 싶다' 직업훈련원 용접 배워 현대중공업 입사

퇴근 후 5∼6시간 학습, 5개 기능장·공학박사 학위 취득

용접 등 원가절감 특허기술 보유…"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원동력"

허태영 명장
허태영 명장

[본인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회사가 성장해 세계 1위 업체가 되는데 기여할 수 있어 지금도 자긍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건조 업무를 하는 허태영(60) 씨는 금속재료 전문가다.

그는 2012년 최고 숙련기술인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 명장(금속재료시험 부문)으로 선정됐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재료연구실에서 전자현미경으로 금속재료를 관찰하고 특성을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다.

허 명장은 "선박은 금속으로 이뤄진 만큼 선박을 건조하려면 금속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허태영 명장
허태영 명장

[본인 제공]

"파손된 부품의 손상 원인을 찾아내야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더 발전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금속 재료 특성을 평가하고 이를 실제 산업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허 명장의 주요 업무다.

37년 동안 조선업종에 근무하면서 회사와 대한민국 조선 산업 발전에 기여한 허 명장.

시골에서 태어나 농사를 지으면 평생 살 생각을 했지만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가슴속 열정이 그를 조선소 최고 기술자로 만들었다.

부모를 설득해 부산직업훈련원에서 용접을 배웠다. 그리고 현대중공업 기술연구소에 입사했다.

기술연구소에서 금속 재료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편을 제작하고 가공하는 것을 처음 배웠고 이를 계기로 재료시험 업무와 인연을 맺게 됐다.

업무 특성상 다양한 재료와 특성을 접하게 됐고 더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났다.

전자현미경 보는 허태영 명장
전자현미경 보는 허태영 명장

[본인 제공]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이후 밤늦도록 하루 평균 5∼6시간씩 금속 재료와 관련된 책과 씨름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됐을 때 기쁨이 더 컸습니다."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신념을 갖고 주경야독에 매진한 그는 용접, 금속재료, 주조, 배관, 판금제관 등 5개 기능장 자격증을 획득했다.

2012년에는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숙련기술인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에 올랐다.

허 명장은 배를 만드는 조선 현장에서 아주 중요한 공정인 용접기법을 두루 경험했다.

자원봉사하는 허태영 명장
자원봉사하는 허태영 명장

[촬영 조정호]

현장에서 익힌 기술과 이론을 바탕으로 흔히 사용하는 '플럭스 코드 아크 용접'(FCAW) 기법보다 효율을 6배 높인 '일렉트로 스트립 밴드 용접'기술을 개발했다.

대형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 중 고가의 단조 공정을 주조로 대체해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대부분 수입산을 사용하던 용접용 자재를 국산화하고 내구성을 높여 생산 원가 절감을 가능하게 한 허 명장의 기술은 현재 국내 조선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자원봉사하는 허태영 명장
자원봉사하는 허태영 명장

[촬영 조정호]

허 명장은 "숙련된 기술인이 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단순히 기술 숙련만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처럼 명장이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를 발전시킨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공부해 나간다면 조금씩 발전하는 자신과 성장하는 회사를 보며 업무에 대한 자긍심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긍심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숙련 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후배와 청년들에게 당부한 허 명장의 조언이다.

그는 "37년간 기능인으로 살아왔고 자신이 배우고 익힌 이론과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기능인으로서 자긍심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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