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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정부 세금폭탄에 아르헨 부자들 "나 이민갈래"

송고시간2020-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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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INV9ZRmikE

(서울=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전염병 대유행만으로 촉발된 첫 경기침체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6월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5.2%로 전망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계 곳곳에 보건 위기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각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줬는데요.

팬데믹으로 경제위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부유세'입니다. 부유세는 재산을 가진 특정의 상위계층에게 비례적 또는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것을 말하죠.

영국 경제학자인 로저 부틀 캐피털 이코노믹스 회장은 지난 5월 "일부 국가에선 부유세가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대니얼 마코비츠 미국 예일대 법대 교수 역시 지난 4월 "코로나19와의 전투는 특권층이 축적한 자산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들어 미국 뉴욕주에서는 100만 달러(약 11억9천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부과하는 세율을 인상하자는 논의가 확산했고 지난 9월 뉴저지주는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걷고 중산층에는 세금을 환급해주는 이른바 '백만장자세'를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한국판 부유세'가 도입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는데요.

'사회적 연대와 소득재분배를 위해' 소득세 최고세율이 현행 42%에서 45%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각국이 검토 중인 부자 증세는 세수 확보를 통한 위기 대응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소득층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겼다가 '부자 대탈출'의 부작용이 일어난 국가도 있습니다.

바로 아르헨티나입니다.

지난 4년간 우파가 정권을 잡으며 맥이 끊겼던 '페론주의'는 지난해 12월 좌파 정권이 재집권하면서 부활했죠.

페론주의는 1946~1955년, 1973~1974년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역임한 후안 도밍고 페론에서 따온 이념으로 페론은 복지 강화 등 부의 재분배에 중점을 두고 국가 주도적인 사회 경제 정책을 펼쳤습니다.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등 경제 부양을 하기위해 270만 달러(약 3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시적으로 최소 2%의 세율을 적용하는 부유세를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이에 반발한 부자들이 이웃 나라 우루과이로 이민을 가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우루과이로 이주한 아르헨티나의 한 시민은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국가에 전부 갖다 바치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성토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은 "정부는 위기라며 추가 세금을 걷는데,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는 오래된 일이며 또 다른 세금이 도입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 각국에서 논의 중인 부유세 도입.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부자들이 나라를 버리고 떠나고, 미국에선 억만장자들이 세금을 내는 대신 집단으로 뉴욕을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부유세 논의가 활발하지만 현실화된다면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은 기자 김지원 작가 최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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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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