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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영장 탈의실서도 마스크 쓰라고?" 단속 첫날 곳곳 혼란

송고시간2020-11-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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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명령 통보 늦어 안내문도 준비 못 해…정확한 세부지침 마련해야"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첫날인 13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실내 수영장은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50여명의 이용객들로 북적거렸다.

수영장
수영장

[촬영=천경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4분의 1 토막났지만, 이달 들어 생활방역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경직됐던 분위기가 다소 풀리는 것 같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이용객은 너나 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입구에서 발열검사 후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습도 높은 수영장 내부에 근무하는 안전요원들로 빠짐 없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다만 탈의실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했다. 옷을 갈아입는 동안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부터 수영장, 목욕탕, 사우나 등에서 물속·탕 안에 있을 때를 빼고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됐지만, 이를 제대로 아는 이용객은 없었다.

수영을 마치고 나온 70대 A씨는 "탈의실에서도 마스크를 쓰라는 것은 현실성 없다"며 "샤워 후 물기도 마르지 않을 상태에서 어떻게 마스크를 착용하냐"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30년 넘게 아침수영을 한다는 박모(81)씨도 "살다 살다 탈의실에서까지 마스크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며 "방역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어차피 지키기 힘든 수칙을 만들어 혼란만 준다"고 지적했다.

다중이용시설의 '노마스크' 단속이 시작됐지만, 마스크를 쓰는 데 익숙하지 않은 수영장이나 목욕탕 같은 곳은 지침 홍보가 덜 돼 큰 혼란을 겪었다.

수영장 관리인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 안내문이 어제 퇴근 무렵이 돼서야 내려왔다"며 "탈의실 등에 급한 대로 A4용지 안내문을 붙여 놨는데, 처음이라 이용객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탈의실의 경우 어디서부터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명쾌한 기준을 정해주면 좋겠다"며 "탈의실서는 안경까지 벗는데 무조건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은 현장을 모르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탈의실 옷장에 붙어있는 '거리두기' 스티커
탈의실 옷장에 붙어있는 '거리두기' 스티커

[촬영=천경환 기자]

인근의 동네 목욕탕 상황은 더 혼란스러웠다.

이용객은 물론이고 업주까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소식은 처음 듣는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이들은 탈의실에서는 마스크를 쓰는지, 탕에 들어갈 때는 벗어도 되는지 등을 전혀 구분하지도 못했다. 바뀐 지침을 알리는 안내문도 없었다.

한 손님은 "탈의실에서도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연합뉴스 취재진의 지적에 "그런 규정이 생겼느냐. 전혀 몰랐다"며 재빠르게 호주머니 속 마스크를 꺼내 썼다.

목욕탕 주인은 "바뀐 규정을 알았더라면 마스크를 담을 수 있는 비닐봉지라도 줬을 것"이라면 "코로나19로 손님이 80% 이상 줄어들었는데, 마스크까지 강요하면 영업이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방역당국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행정명령 최종본이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홍보가 제대로 안 됐다고 해명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애초 마스크 의무화 행정명령이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만 발령됐다가 수정된 최종본이 이틀 전에 내려와 공지가 늦어졌다"며 "구청 등과 협력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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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IhDZWM08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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