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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청소년들이 웅크리지 않기를"…꿈 심어주는 익산 아우름봉사단

송고시간2020-11-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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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문 아우름봉사단장 "전체 봉사활동의 70%는 청소년들 위한 것에 집중"

"형편 어려운 청소년 아직 많아… 관심과 보살핌 필요한 청소년들이 잘 성장하길"

장석문 익산 아우름봉사단장
장석문 익산 아우름봉사단장

[촬영 나보배]

(익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봉사활동의 70%는 청소년을 위할 것.'

익산 아우름봉사단에는 기존 봉사단과는 다른 특별한 규칙이 있다.

청소년들이 웅크리지 않고 올곧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장석문(52) 씨가 정한 규칙이다.

아우름봉사단장인 장 씨는 "'요즘 가방 하나 못사는 아이들이 어디 있나?' 하겠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여전히 경제 형편이 어려워 생활이 위축된 청소년들이 많다"며 특별한 규칙의 이유를 설명했다.

장 씨가 봉사단을 창단한 것은 5년 전쯤.

지인 권유로 한 봉사단체에 가입했지만, 과거에 해왔던 봉사만을 기계적으로 해내는 활동에 의문을 가져 중단했다.

이후 뜻이 맞는 지인들끼리 모였고, 시간이 지나 인원이 늘면서 단체까지 만들게 됐다.

현재 봉사단의 회원은 140명. 1인당 월 1만 원을 기부한 뒤 이 회비로 봉사활동을 한다.

청소년을 위한 물품 지원을 하는 익산 아우름봉사단
청소년을 위한 물품 지원을 하는 익산 아우름봉사단

[익산 아우름봉사단 제공]

청소년들을 위한 아우름봉사단의 활동은 크게 '물품 지원'과 '문화 탐방' 두 가지다.

연말이나 방학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물품을 지원하고, 꿈을 키워 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청와대나 경복궁 등을 탐방한다.

물품은 장 씨가 자녀들에게 선호 조사를 하거나 사전에 설문조사를 해 선정한다.

과거 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물품 지원 내용을 조사한 적 있었는데 그 결과는 장 씨를 적잖이 당황하게 했다.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없을 줄 알았던 김치가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 모두에게 1순위로 꼽혔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은 생리대를 공동 1순위로 꼽았다.

장 씨는 "김치만 있으면 김칫국, 김치볶음밥, 김치찌개로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는 아이들의 말에 놀랐다"며 "그 이후 매년 김장 봉사를 해 김치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단장임을 알리지 않은 채 물품을 전달하려고 하지만, 가끔 청소년들에게 문자메시지가 온다.

그는 "'단장님, 저 같은 아이도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연락이 올 때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어른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잘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문화 탐방하는 익산 아우름봉사단
문화 탐방하는 익산 아우름봉사단

[익산 아우름봉사단 제공]

청와대 등을 방문하는 문화 탐방은 3년 전부터 진행 중이다.

버스 한 대를 빌려 청소년들을 데리고 청와대에 가 익산 출신 사무관 등을 만난 뒤 경복궁이나 서대문형무소 등을 둘러보고 다시 익산으로 내려오는 일정이다.

장 씨는 "청와대 출입 카드를 목에 찬 사무관이 '열심히 공부하면 너희도 청와대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딱 한 마디만 하면 아이들 눈이 반짝인다"며 "꿈을 심어줄 수 있어서 올해도 청와대 탐방을 계획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며 아쉬워했다.

장석문 익산 아우름봉사단장
장석문 익산 아우름봉사단장

[촬영 나보배]

꾸준히 청소년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 온 장씨지만 더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청소년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노래방 같이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항시 EDM이 흘러나와 마음껏 음악에 몸을 맡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청소년을 위한 EDM 축제도 열고 싶다.

장 씨는 "일부 학교 등과 몇 번 논의해 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아무래도 이런 공간이 있으면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늘 억압받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마음껏 놀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다른 봉사단체들도 청소년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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