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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고 가격만 2천200만원…가난한 나라는 백신도 못 맞나[이슈 컷]

송고시간2020-1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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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SXYUSkTxIY

(서울=연합뉴스) "2020년 세계를 볼모로 잡은 전염병을 끝낼 것"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우구르 사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최근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5%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여기에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도 자사 백신 후보의 코로나19 예방률이 94.5%라고 밝혔습니다.

대형 제약사들이 연이어 백신 개발 중간결과를 내놓으면서 전세계가 팬데믹 종식의 희망에 들썩이고 있죠.

그러나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서 무작정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임상시험 중인 백신 후보군의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입증된다 해도 보급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고소득 국가는 중하위 경제국보다 상대적으로 백신을 빠르게 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에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함께 코백스(COVAX) 퍼실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죠.

코백스는 특정 국가의 백신 독점을 막고 모든 나라가 공평하게 백신을 확보해 고위험군 환자에게 우선 투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인데요.

우리나라를 비롯해 코백스에 동참한 부국들이 백신을 구매, 중하위 경제국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협력합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백신의 효율적인 분배를 위해 협력을 도모하는 것은 상당히 이상적인 모습이지만 이와 별개로 강대국들이 이미 수개월 전부터 '백신 사재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인데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지난 9월 "세계 인구의 13%가 사는 부국들이 유력 코로나19 백신 생산 예상량의 51%를 이미 사들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물량 대부분이 이미 미국, 영국, 일본 등에 팔렸다"고 밝혔죠.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모더나의 백신 역시 몇몇 강대국들이 이미 선점한 상황입니다.

결국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국가들은 임상시험이 다 끝나기도 전에 유력 백신 후보군을 미리 사 모은 겁니다.

우리나라도 코백스 및 기업과의 협상으로 3천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죠.

현재 개발되는 백신들이 초저온이나 저온에서 보관해야 효과가 있다는 점도 빈국에는 곤란한 일입니다.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또는 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데 초저온 냉동고 1대의 가격은 2만 달러(약 2천200만원)에 달합니다.

결국 이런 시설이 부족한 국가나 구매 여력이 없는 병원은 백신이 나와도 공급받을 길이 없을 수 있죠.

그동안 코로나19의 치명률이 인종과 소득수준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씁쓸한 통계가 다수 발표되었는데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이 가시화되면서 다시 한번 세계 각국 사이의 빈부격차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성은 기자 김지원 작가 최지항

냉동고 가격만 2천200만원…가난한 나라는 백신도 못 맞나[이슈 컷] - 2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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