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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명장 열전] (20) 40년 선박 엔진 조립…달인 김금만 명장

송고시간2020-11-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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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습관 4천500건 개선안 '사내 제안왕'…기계조립 대한민국 명장

직업훈련원 기술 배워 현대중 입사 '주경야독' 석사학위 자격증 8개

특허 35건, 실용신안 9건, 디자인 2건 등 지식재산권 46건 출원

"목표 세워 준비하면 기회 온다…숙련기술인 우대문화 만들어야"

김금만 명장
김금만 명장

[본인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오늘 개선한 것도 내일은 헌것이 된다'

현대중공업에서 대형 선박 디젤 엔진을 조립하는 일을 40년째 맡고 있는 김금만(56) 명장 좌우명이다.

"선박에서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비는 엔진입니다. 최고 기술자가 되고 싶었고 꾸준히 공부하고 배웠습니다."

2012년 대형 디젤 엔진 조립 분야에서 유일한 최고 숙련기술자로 인정받아 대한민국 명장(기계조립)에 선정된 김 명장.

그는 '업무 개선의 달인'으로 통한다.

김금만 명장
김금만 명장

[본인 제공]

김 명장은 작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가장 쉽고 안전하게 작업해야 차별화된 명품 엔진을 생산하게 됩니다. 품질 사고 없는 무재해 작업장을 만들 수 있도록 작업을 개선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2004년 회사에서 전산 제안제도를 도입한 이후 김 명장이 제안한 업무 개선안은 무려 4천500여건에 이른다.

2008년 900건, 2009년 600건에 이르는 업무 개선을 제안해 2년 연속 사내 제안왕에 오르기도 했다.

성실함과 현장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까지도 사내 개선 건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 명장의 개선 제안은 연간 25억7천만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자체 평가를 받았다.

김금만 명장
김금만 명장

[본인 제공]

2010년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개선제안 발표로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1년 대통령이 지정하는 국가 품질 명장에 선정됐다.

"내가 하는 일을 누구보다 더 잘하고 다른 사람도 잘 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려고 노력했을 뿐입니다."

김 명장은 현장에서 일하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 하나도 놓치지 않고 메모를 했다가 업무 개선으로 연결했다.

농촌에서 태어난 김 명장은 기술을 배워야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집에 있는 시계를 분해했다가 혼이 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중학교에서 농업반 대신 공업반을 선택했고 기술직업훈련기관인 서울정수직업훈련원에서 기계조립 기술을 배워 1981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에도 잔업, 특근, 야간근무, 출장 등으로 바쁘게 보냈지만, 시간을 쪼개 독학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그의 가슴에는 항상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찼다.

진로 지도하는 김금만 명장
진로 지도하는 김금만 명장

[본인 제공]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듯 그는 대학 졸업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결혼 이후 7년간 여름휴가를 대학 수업으로 보낼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주경야독으로 학사 학위에 이어 울산대 대학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배움에 대한 열망은 업무와 관련한 기술 자격증 8개를 보유하게 했다.

그는 기계조립기능사, 기계가공기능장, 천정기중기운전 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품질분임조지도사, 기술경영사, 기술평가사 등을 취득했고 국가 기술 자격인 기계가공기능장도 획득했다.

그의 열정과 성실함은 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배에 들어가는 대형 디젤엔진은 해외 유명회사와 기술제휴로 제작된다.

"도면은 제공되지만 조립 기술을 알 수 없었습니다. 엔진 조립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공정별 사진을 촬영해 정리한 엔진 조립 매뉴얼을 제작해 초보자도 쉽게 조립하도록 했습니다."

울산지역 명장 자원봉사
울산지역 명장 자원봉사

[촬영 조정호]

그는 전자제어엔진 핵심부품인 연료구동장치 매뉴얼도 개발하는 등 지식재산권 46건(특허 35건, 실용신안 9건 디자인 2건)을 출원했다.

김 명장은 자신이 제안해 개선한 조립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선박 엔진이 세계로 수출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김 명장은 우수 숙련 기술자를 발굴해 명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초중고와 직업계 고교를 찾아 진로지도를 하고 있다.

"목표를 세우면 성공이 보인다고 생각하고 꿈과 희망을 품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준비하면 기회는 항상 찾아야 옵니다."

그는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차별화하고 개선하라고 후배 기술인들에게 조언했다.

김 명장은 "대한민국이 기술 강국이 되기 위해선 기술인이 진정한 대우를 받는 사회, 능력 중심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독일에서 공원과 학교에 최고 기술자 흉상을 세우듯이 명장공원, 명장박물관 등 기술인을 우대하는 문화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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