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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손님은 달랑 한 명" 상인은 한숨만…활기 잃은 순천

송고시간2020-11-2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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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에 전국에서 첫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오일장 열린 순천 웃장·젊은이 찾는 중앙로 '한산'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든데 어떻게든 살아봐야죠."

20일 오전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들어간 전남 순천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업주는 취재진에게 담담하게 심경을 말했다.

오전 10시에 문을 연 뒤 카페에 다녀간 손님은 단 1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손님이 줄긴 했지만, 2단계로 격상이 되자 아예 발길이 뚝 끊겼다.

한산한 카페
한산한 카페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순천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순천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2020.11.20 minu21@yna.co.kr

2단계로 격상이 되면서 카페 안에서는 음료를 마실 수 없고 배달이나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순천시 중앙로도 인적이 끊겨 한산했다.

문을 닫은 일부 상점에는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만 바람에 나부꼈다.

발길이 끊긴 거리에는 낙엽만 뒹굴어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 됐지만, 식당은 찾는 이가 없어 텅 비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간 한 식당은 아르바이트 학생만 덩그러니 텅빈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24개의 테이블을 갖춘 비교적 큰 식당이지만, 정오가 한참 지나도 손님이 없었다.

식당 직원은 "어제 하루에만 7팀을 받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가서 그런지 아직 손님이 없다"며 "평소에는 테이블이 모두 차서 점심시간에는 무척 바빴는데, (오늘은)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40여년간 금은방을 해온 조모(71)씨도 한숨이 깊었다.

순천에서 나고 자라 꿋꿋하게 한 자리를 지켜왔지만, 치솟는 임대료에 손님은 없어 고민이 많다.

조씨는 "80∼90년대를 지나 2000년대 초만 해도 서로 들어오려고 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는데, 상권이 죽은 데다, 코로나까지 겹쳐 겨우 문만 열고 있다"며 "임대료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문만 여는 가게가 부지기수다"고 토로했다.

장날인데...
장날인데...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순천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오일장이 열린 순천 웃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1.20 minu21@yna.co.kr

오일장이 열린 순천 웃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장이 열리면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북적이던 시장은 상인들만 좌판을 외롭게 지켰다.

뚝 떨어진 기온 탓인지, 마스크를 쓴 상인들의 얼굴에는 핏기도 사라졌다.

활기차게 손님을 부르는 소리도 없었고, 트로트 음악을 틀며 봉지 커피를 파는 상인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새벽부터 나와 나물 등 푸성귀를 팔던 김모(76)씨는 "오전 내내 만원어치 밖에 팔지 못했다"며 "이렇게 손님이 없으면 다음 장날에는 나올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국화빵을 팔던 임모(56)씨는 "아침에야 뉴스를 보고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간 것을 알았다"며 "평소보다 절반 이상 손님이 줄어든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지난 7일부터 은행지점과 관련해 확진자가 발생한 뒤 지역감염이 확산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_GdEhj5IpMM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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