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군부대 30여명 확진 비상…'2단계 지역' 휴가제한 가능(종합2보)

송고시간2020-11-23 18:07

정빛나 기자 기자 페이지

수도권 등 사실상 휴가 제한 가능성…같은 여단 예하부대 2곳서 확진자 속출

철원서 '1천명 체육대회' 뒤늦게 논란…내일 0시부터 모든 간부 '회식자제령'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정빛나 기자 = 강원도 철원 육군 부대에서 하루 새 30여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더기 확진됐다.

군은 24일 0시부터 수도권 등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지역 부대의 장병 휴가를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제한할 수 있도록 했고, 전국 모든 군 간부들에 대해 회식·사적 모임 자제령을 내렸다.

23일 국방부와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철원에 있는 육군 5포병여단 예하 A 부대에서 간부 5명, 병사 26명 등 총 31명이 추가 확진됐다.

5포병여단에서는 전날까지 여단본부 1명과 또 다른 예하부대인 B 부대 5명 등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5포명여단에서만 본부 1명, 예하 부대 2곳 36명 등 누적 확진자가 37명에 달한다.

두 예하 부대 간 역학관계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B 부대 관련 확진자 중 원사 1명이 예하부대 운전병들을 관리하는 수송관으로, A 부대 첫 확진자인 운전병이 원사 확진자의 사무실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A 부대 운전병은 처음엔 원사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가, 나중에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 검사 결과 확진됐다. 이후 A 부대원에 대한 전수 검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쏟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최초 확진자의 접촉자 분류 및 동선 파악 과정에서 허점이 없었는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현재 예하 부대를 포함해 관련 부대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 중이어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검사 대상 인원은 500∼6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날 철원에 있는 다른 육군 부대와 화천 육군 부대에서도 간부 확진자가 1명씩 추가돼 이날만 군내 전체 확진자가 33명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263명이 됐다.

한편, 철원 지역의 한 사단급 부대가 지난 12일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체육대회를 개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체육대회에 참석한 군 상담관 1명이 이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그는 최근 확진자가 다수 나온 서울 용산 국군중앙교회 관련 확진자로 알려졌다.

체육대회 참석 확진자와 이날 발생한 5포병여단 집단감염은 무관하다는 게 육군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대규모 체육대회 개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육군 관계자는 "체육대회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참석을 했던 것이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검사 결과 현재까지 음성으로 확인됐다"며 "체육대회가 열릴 당시엔 철원 지역 확진자가 '0명'이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일 시기이므로 규정 위반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육군은 확진자 속출에 지난 21일 남영신 총장 주관으로 긴급 지휘관 회의를 열고 모든 부대를 대상으로 1일 2회 자가진단 등 부대 단위 일일 점검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부대 방문을 최소화하도록 조처했다. 또 1인 격리 시설 추가 확보·역학조사관 추가 운영·방역물자 확보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군 차원의 방역지침도 강화됐다.

국방부는 24일부터 수도권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맞춰 2단계 적용 지역에 거주하는 장병 휴가는 지휘관 판단하에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지휘관 판단이라고 전제했지만, 현재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상당수 장병의 휴가가 사실상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외출은 원칙적으로 통제하되 현장 지휘관 판단 아래 안전 지역에만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