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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방역에 '복병' 되나…"보이지 않는 감염자 더 있을 듯"

송고시간2020-11-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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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장정 '미진단 감염자' 비율, 일반 국민의 3배 이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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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정래원 기자 = 20대 젊은 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응의 '복병'으로 부상했다.

20대 초반 입영 장정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항체가'(抗體價) 조사 결과 일반 국민보다 '숨은 감염자'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20대 초반에 대한 방역 관리 강화 필요성을 공개 거론했고,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앓고 지나가는 비율이 높은 젊은 층의 특성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올해 9∼10월 약 두 달간 군 입영 장정 6천85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여부를 살펴본 결과 총 25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항체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항체 형성 여부를 보면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해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항체가 형성된 25명 가운데 10명은 기존 확진자였고, 나머지 15명은 지역사회에서 진단받지 않은 이른바 숨은 감염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확진자를 제외한 '미진단' 사례의 항체 형성률은 0.22%(6천859명 중 15명)로, 국민건강영양조사 3차 조사에 참여한 일반인의 미진단 항체 형성률 0.07%(1천379명 중 1명)의 3배를 넘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대의 경우 아무래도 무증상이나 증상이 경미하게 지나간 환자가 다른 연령층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어 예측된 결과"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또 "보이지 않는 감염자가 조금 더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다만) 항체 형성률 결과는 몇 주, 몇 달 전의 결과인 만큼 '시차'의 문제도 같이 고려해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드러나지 않은 젊은 층의 감염이 더 있을 가능성은 있다"면서 "20대는 무증상자가 많은 데다 사회활동이 활발해서 자칫 감염원으로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전체 누적 확진자 가운데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 않다.

코로나19 어제 271명 신규확진
코로나19 어제 271명 신규확진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일 0시 기준으로 271명을 기록하며 엿새 만에 300명 아래로 내려온 23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11.23 mon@yna.co.kr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3만1천4명 가운데 20대는 총 5천921명으로, 전체의 19.1%에 달한다. 특히 인구 10만명당 환자 발생률은 86.99명으로, 전체 평균(59.8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최근 1주간 연령대별 확진자 분포를 보면 20대가 17.8%를 차지해 약 7주 전(10.6%)보다 대폭 상승했다.

이런 점을 고려한 듯 방역당국은 이날 20대 초반 연령층에 대한 방역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영양조사보다 20대 초반 남성(입영 장정)을 대상으로 한 검사 양성률이 3배 정도 높다"며 "특히 20대 초반 연령층에서 감염자와 미진단자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는 젊은 층의 특성을 고려한 방역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방법론 등 각론에서는 다소간 이견도 보였다.

천 교수는 "카페 등 20대가 많이 활동하고 자주 모이는 곳을 중심으로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내) 무증상자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젊은 층은 종교, 취미, 학교, 가족 등 관여하는 집단이 많다. 젊은 층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 그가 속해 있는 주변 집단을 모두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며 검사 범위 확대를 제안했다.

반면 엄 교수는 "20대가 자주 찾는 공간을 특정해 방역을 강화하게 되면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PC방을 막으면 노래방으로, 노래방을 막으면 또 다른 곳으로 가게 돼 사실상 방역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정 지역이나 장소를 물리적 방법으로 통제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코로나19에 대해 20대가 느끼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위기 소통'에 집중해 이들이 받아들이기 좋은 내용, 표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입영 장정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대상과 시기가 다른 만큼 하나로 묶어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 교수는 정확한 통계를 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입영 장정의 항체 형성률은 20대 남성의 통계로 봐야 한다. 단순히 두 통계를 그대로 합산해서 보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OcEHdhzAQ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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