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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3년전 사병 살린 부사관, 이번엔 맨홀 속 인부 구해

송고시간2020-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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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육군상사, 맨홀서 인부 구해…2017년 축구장서 쓰러진 병사도 살려

"직업군인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이 도움 돼"

[※ 편집자주 = 이 기사는 익명 독자가 보내주신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경 인턴기자 = 현역 군인이 맨홀 내부에서 작업하다 의식을 잃은 인부 2명을 응급처치로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육군 25사단 정보통신대대에서 근무하는 김성근 상사와 같은 사단 청룡연대 소속 박선주 중사.

(왼쪽부터) 박선주 중사와 김성근 상사
(왼쪽부터) 박선주 중사와 김성근 상사

[25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8일 25사단에 따르면 김 상사와 박 중사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9분께 부대 내 맨홀 보수공사 현장을 순찰하던 중 "으으윽"하는 신음을 듣고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현장에는 인부 A(53)씨가 맨홀 안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의식불명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김 상사는 곧장 119에 신고한 뒤 인근에 있던 로프로 A씨를 묶은 뒤 다른 작업자 B(30)씨와 함께 맨홀 밖으로 들어 올렸다.

안도하기도 잠시, 갑자기 B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경련을 일으키다 털썩 쓰러졌다.

김 상사는 재빨리 B씨 손을 잡아 맨홀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A씨 몸에 감겨 있던 로프를 풀고 4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동안 박 중사는 B씨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하며 상태를 확인했다.

 (PG)
(PG)

[제작 조혜인] 합성사진

다행히 A씨와 B씨 모두 의식이 돌아와 119구급차로 후송됐다. 김 상사는 구급차에 올라 이들이 고압산소치료를 받는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부대로 복귀했다.

A씨는 퇴원 후 김 상사에게 전화해 "목숨을 구해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상사는 "살아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상사가 심폐소생술로 사람 목숨을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정보통신대대 산하 소대 대항 축구 리그전에서 한 소대 상병이 상대 팀 수비수와 부딪힌 뒤 경련을 일으키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도 재빨리 응급처치해 목숨을 구했다.

김 상사는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다들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구조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상병의 의식이 회복된 후 상병 모친이 '아들을 살려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 와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김 상사가 심폐소생술로 인명을 두 차례나 구한 데는 2012년부터 6년간 부대 내 구급법 교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김 상사는 "사람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일단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자동반사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며 "직업 군인을 대상으로 연간 1회 이상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고 구급법 교관에게 실습 기회를 여러 번 준 부대 내 안전교육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폐소생술 시행 순서 (GIF)
심폐소생술 시행 순서 (GIF)

[제작 정유진·이경아, 연합뉴스TV 영상 제공]

yunkyeong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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