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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는 미국 음악계 최고 영예…'음악성'으로 판단

송고시간2020-11-25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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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성향' 여러차례 지적되며 최근 변화 시도

그룹 방탄소년단(BTS)
그룹 방탄소년단(BTS)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후보에 오른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음악상 중에서도 최고 영예의 상으로 꼽힌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가 그래미와 함께 주요 음악 시상식으로 거론되지만, 역사와 권위 면에서는 그래미 어워즈가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 미국 음악 시상식 최고 역사…노미네이트 자체가 커리어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한국시간 25일(미국 서부시간 24일)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시상식이다. 1974년 시작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1990년에 생긴 빌보드 뮤직 어워즈보다 긴 역사를 자랑한다.

그래미 어워즈의 가장 큰 특징은 차트 성적이나 앨범 판매량 등의 성과보다는 '음악성'에 초점을 맞춰 후보 및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은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대중 투표 방식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차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는 차이가 크다.

이런 특성에 따라 그래미 어워즈는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이력이 된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래미는 어떨 땐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음악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다"며 "다른 시상식과 달리 아티스트들은 그래미 노미네이트 자체를 영광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미국 잡지 '에스콰이어' 표지 장식한 방탄소년단
미국 잡지 '에스콰이어' 표지 장식한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음악계 종사자들 투표로 시상…본상은 레코드·앨범·노래·신인상

그래미 어워즈 후보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중 투표권이 있는 회원 1만 1천여 명의 투표로 선정한다. 투표 회원들의 1차 투표와 함께 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친다.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각각 투표 회원과 전문가 회원이 되면서 이들도 투표할 수 있다.

후보 지명 후에는 수상자를 결정하는 최종 투표가 진행된다. 해당 부문에서 최다 득표를 한 후보가 수상하게 되며 득표수가 같을 경우 공동으로 수상한다. 수상자는 축음기를 형상화한 트로피인 '그래모폰'(Gramophone)을 받는다.

그래미 어워즈는 올해 총 84개 부문 중 83개 부문을 시상하는데 그중에서도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신인상' 등이 4대 본상으로 '제너럴 필드'(General Fields)로 불린다.

이 외에도 팝, 록, 컨트리, 랩, 댄스, 클래식 등 음악 장르별 세부 부문이 있고 작·편곡, 앨범 패키지, 프로듀싱 등 기술적 부문도 시상한다.

방탄소년단이 후보에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제너럴 필드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래미 어워즈의 주요 부문 중 하나로 꼽힌다. 팝 장르의 곡을 2명 이상이 부른 그룹에 주는 최고상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보수성' 논란 휘말리자 변화 시도…BTS 후보 지명으로 아시아 음악에 문 열어

그래미는 지난 몇 년간 '보수성' 논란에 휘말려왔다. 카녜이 웨스트, 비욘세,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등 당시 명반으로 꼽힌 흑인 아티스트의 음악이 잇달아 수상에 실패하면서 힙합과 흑인 아티스트에게 배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7년 비욘세의 '레모네이드'가 영국 출신 백인 가수 아델에게 밀려 수상하지 못하자, 미국 네티즌들은 온라인에 '너무 하얀 그래미상'(GRAMMYsSOWHITE)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리며 그래미를 비판하기도 했다.

비백인·비영어권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지난해까지 그래미에서 한 번도 노미네이트되지 못한 이유도 이런 보수적 성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시대 변화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의 인종, 성별, 장르 등을 다양화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올해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얻은 사람의 구성을 보면, 여성과 남성이 동일하게 48%씩 차지했다. 39세 이하의 젊은층이 51%였고 흑인과 히스패닉이 각각 21%, 8%로 구성됐다.

지난해에는 흑인 래퍼 차일디시 감비노에게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4관왕을 안기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흑인 음악에 개방성을 나타낸 그래미가 이번에 방탄소년단을 후보에 올린 것은 범위를 넓혀 K팝에 문을 열겠다는 상징으로 읽힌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RTatvCTonpw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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