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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비리로 처벌 본보기된 평양의대…북한, 삼중고 속 기강 잡기

송고시간2020-11-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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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가중되자 민심 이반 우려…환전상·서해공무원 사살 등 과민반응 이어져

2007년 붐비는 평양의대 정문 앞
2007년 붐비는 평양의대 정문 앞

(평양=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 12일 북한 평양시 중구역에 있는 북한 최고병원인 평양의대 정문 앞이 병원을 찾는 환자와 행인들로 붐비고 있다. 2007.12.14<< 민족뉴스부 기사참조 >> hs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이 '삼중고'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사회·경제적으로 만연한 비리까지 찾아내 엄단하면서 기강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평양의학대학 간부가 입시비리와 강제 모금, 매관매직을 이유로 직위해제 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엄중한 형태의 범죄행위"이자 "반당적, 반인민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던 평양의학대학 당위원회의 죄목이 드러난 셈이다.

죄목을 살펴보면 이 같은 맹비난은 다소 이례적이다.

북한은 무상의료 체계를 채택하고 있어 의사의 생활 수준이 높지 않고, 평양의학대학 선호도 역시 남한의 의대만큼 높지는 않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로 기술직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평양의학대학이 김일성종합대학에 단과대학으로 편입되면서 문이 좁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평양의학대학은 최상류층이 첫손에 꼽는 대학은 아니다.

여기에다 대학에 뇌물을 주고 입학하는 풍조 역시 흔하게 일어난 일로 특별한 일은 아니다.

엄중한 표정의 김정은…"반사회주의적 행위, 뿌리 빼야"
엄중한 표정의 김정은…"반사회주의적 행위, 뿌리 빼야"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평양의대 당위원회의 범죄 행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11.1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그럼에도 북한이 평양의학대학의 입시비리를 콕 집어 강하게 비난하며 간부 직위까지 해제한 것은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북제재 장기화에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해까지 겹치면서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커지는 불만의 목소리를 누르고 민심을 다잡기 위해 본보기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편으로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처럼 눈물을 흘리고 사과하는 애민 지도자의 풍모를 강조하면서 민심을 다독이면서도 가끔은 과도할 정도로 엄격한 처벌을 통해 단호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당간부 양성기지에서 부정부패가 벌어졌다며 당위원회를 해산하고 관련 간부들도 해임한 바 있다. 해당 당간부 양성기지는 김일성고급당학교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경제나 방역 분야에서는 이처럼 '비합리적'이라고 할 법한 과민한 반응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국정원의 국회 정보위 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월 방역규정을 어기고 물자를 반입한 간부를 처형했고, 지난달 말에는 환율 급등을 이유로 평양 거물급 환전상을 처형했다.

외부 물품 반입이 확인된 경우 남포, 나선은 물론 수도인 평양까지 봉쇄했으며, 바닷물의 코로나19 오염을 우려해 어업활동과 염전도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서해상에서 실종됐던 남측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방역을 이유로 사살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당분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외부지원을 일절 거부하고 있으며, 지난 확대회의에서는 "당조직을 다시 한번 각성시켜 반당적, 반인민적, 반사회주의적 행위들을 뿌리빼기 위한 전당적인 투쟁을 강도 높게 벌여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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