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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검 '원전 영장 청구' 보고에 尹 "수사 보완" 지시(종합2보)

송고시간2020-11-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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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고 직후 직무배제 처분…현재 반부패강력부서 보류

불켜진 한수원 본사
불켜진 한수원 본사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5일 경북 경주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한수원 본사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이 사건 연루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의견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강수사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전지검은 수사 내용을 보완해 다시 보고했지만, 윤 총장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이를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이달 중순께 대검 반부패강력부를 통해 윤 총장에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등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고했다.

구속영장 청구 혐의는 감사 방해였다. 감사원법 51조는 감사를 방해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보고를 받은 윤 총장은 그 자리에서 이두봉 대전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방해 혐의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실관계 보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면 수사 내용을 보완해 범죄 혐의를 더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증거 인멸 혐의 등도 검토해 볼 수 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관계만으로는 어렵다는 조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후에도 직접 전화로 대전지검에 2∼3차례 수사 지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을 중심으로 쇄도한 원전 수사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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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9rFubKj4AdM

기로에 선 윤석열 검찰총장
기로에 선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 집행정지 재판이 열리는 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 응원 배너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 총장은 직무배제 전날인 23일 참모들에게 대전지검에 수사 지시를 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전지검이 수사를 보완해 다시 의견을 올릴 때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의 예상과 달리 대전지검은 다음 날인 24일 오후 대검에 보완 의견을 보고했다. 사실관계와 혐의는 큰 틀에서 달라지지 않았고 2∼3개의 죄명만 추가됐다.

하지만 당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조치로 윤 총장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윤 총장은 이를 검토하지 못했다. 대전지검이 올린 보완 의견은 윤 총장 지시 취지에 따라 현재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검토하고 있다.

다만 수사 내용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감사원법 위반 외에 추가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원전 수사는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이 본질이며, 수사는 차분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윤 총장의 지시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검 내부에서는 대전지검 수사팀의 의견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며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보류 방침에 반대하는 의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반대 의견은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수사가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조치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권이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는 원전 수사가 속도를 내자 추 장관이 서둘러 직무 배제·징계 청구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대전지검이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해 대검에 보고한 시점에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징계 청구 조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검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월성1호기 가동 중단 사건은 이미 대전지검에 하달된 적이 있는 검찰총장의 지휘 방침에 따라 지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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