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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펑'소리 후 검은 불길…"난로 켜놓고 새시 교체 작업"(종합)

송고시간2020-12-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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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난로 주변에서 폴리우레탄과 시너 등 가연성 물질 발견

창문 제거하고 공사하던 태국인 근로자 등 2명 12층서 추락해 숨져

주민들 대피하려다 연기에 질식해 2명 숨지고 1명 위독

(군포=연합뉴스) 김솔 기자 = "'펑·펑·펑' 하는 소리가 연달아 난 다음에 불길이 마구 치솟더라니까요."

1일 오후 11명이 사상한 경기 군포시 산본동 백두한양9단지 아파트 화재 현장.

불이 완전히 진압된 후 1시간이나 지났지만, 현장은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내·외부를 오가는 소방대원,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구급차, 이를 구경하는 동네 주민들이 뒤섞여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불이 난 건 오후 4시 35분께.

화재는 이 아파트 12층 집에서 5명의 근로자가 노후한 새시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작업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발생했다.

불이 난 직후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A(31)씨와 태국인 B(38)씨가 바닥으로 추락, 두개골 골절 등으로 그 자리에서 숨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서 전기난로가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cQqkPbpC9PY

창문을 제거한 상태에서 하는 새시 교체 작업 과정에서 찬바람이 안으로 들어오다 보니 이를 막기 위해 전기난로를 가동했다가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전기난로를 켠 상태에서 작업했다"는 등의 작업자 진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난로가 화재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난로 주변에서 폴리우레탄과 시너 등 가연성 물질이 발견된 점에 미뤄볼 때 화마를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게 탄 아파트
검게 탄 아파트

(군포=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2020.12.1 xanadu@yna.co.kr

화재 직후 시뻘건 불길은 집 안 전체로 퍼졌고, 얼마 안 가 검은 연기가 맹렬한 기세로 창밖으로 퍼져 나왔다.

소방당국은 헬기 1대를 포함해 펌프차 등 장비 40대를 동원 진화에 나섰으나, 연기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혼비백산한 주민 중 일부는 옥상으로 긴급히 대피했다.

방화문이 정상 작동한 데다 옥상 문이 열려있었으나 당황한 이웃 주민 3명은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지나쳐 권상기실(엘리베이터의 도르래 등 부속 기계가 있는 공간)까지 갔다가 연기에 질식해 쓰러졌고, 이 중 C(35·여)씨와 D(51·여)씨 2명이 숨졌다. 또 다른 1명은 위중한 상태다.

소방 관계자는 "이들 주민은 권상기실쪽 좁은 문이 비상구인 줄 알고 잘못 들어갔다가 좁은 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6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다쳤다.

이들 중 일부는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일반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화재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어떡하면 좋냐"며 발만 동동 굴렀다.

아파트 주민 정모(16)군은 "외출하기 위해 나왔다가 '펑'하는 소리가 8번 정도 연이어 들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니 한 여자가 12층 외벽에 매달려 있었다"면서 "아파트 창문 안에서 불길과 새카만 연기가 치솟고 유리 조각과 콘크리트가 끊임없이 떨어져 내렸다"고 말했다.

화재로 검게 탄 아파트
화재로 검게 탄 아파트

(군포=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2020.12.1 xanadu@yna.co.kr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2일 오전 10시 30분 관계기관과 합동 감식을 한 뒤 감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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