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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징계위 앞두고 원전 수사 강행…윗선 겨냥했나

송고시간2020-12-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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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구속영장 지휘…`秋·尹 갈등'서 전선 확대

"내 길 가겠다" 해석도…징계받으면 소송 나설 수도

[모멘트] 출근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
[모멘트] 출근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

(과천ㆍ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김인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윤석열 검찰 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업무 복귀 첫날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수사를 직접 지휘하면서 검사징계위 개최 등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형국이다.

윤 총장이 공정한 법 집행을 내세우며 월성 원전 수사를 강행할 경우 `추-윤 대립'을 넘어 전선이 정치권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돌아온 윤석열 총장
검찰 돌아온 윤석열 총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마중 나온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윤 총장은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명령 효력 임시 중단 결정이 나오자마자 청사로 출근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尹 원전 수사 직접 지휘…윗선 향하는 수사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밤 대전지검이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산업부 공무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한 것은 윤 총장의 수사 지휘가 결정적인 촉매가 됐다.

윤 총장의 직무 복귀로 원전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지만, 정상 출근 첫날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한 것을 놓고 `놀랐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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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tvEfIeNnyw

특히 윤 총장이 직무 배제 조치 전날까지 대전지검에 감사방해 혐의로는 부족하다며 보강수사를 지시한 점에서도 금명간 구속영장이 청구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추 장관이나 여권에서는 허를 찔린 셈이다.

원전 수사의 다음 타깃은 당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채희봉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수사의 칼끝이 여권을 겨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원전 수사 상황을 먼저 챙기며 영장 청구를 지휘·승인한 것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윤 총장은 지난 1일 법원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결정 직후 밝힌 짧은 소감에서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검찰공무원들에게 보낸 편지글에서는 "공정한 법 집행으로 국민의 검찰이 될 것"을 주문했다.

원전 수사팀의 구속영장 청구에 이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 정관계가 얽힌 대형 펀드 사기 의혹 수사가 여권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에 여권은 윤 총장이 대통령·장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 나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동반 사퇴론' (PG)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동반 사퇴론'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내 갈 길 가겠다" 해석도…징계 시 소송전 나설 듯

윤 총장이 서둘러 원전 수사를 지휘한 것은 추 장관이 강행하는 징계위 승인을 위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임명한 데 따른 맞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원전 수사가 진의와는 무관하게 징계위 개최를 앞두고 추 장관과 수 싸움에서 윤 총장의 무기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법원이 직무 복귀 결정으로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뒤 청와대·정부에서 순차사퇴론, 속도조절론 등이 일부 거론된 상황에서 원전 수사가 윤 총장 측의 지렛대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전날 윤 총장 측의 감찰기록 공개 요청을 일부 수용했지만, 윤 총장 측이 위법한 절차를 이유로 징계기일 연기 방침을 공식화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이 복귀하자마자 대전지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지휘한 것은 징계위 결정과 무관하게 `내 길을 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

윤 총장은 4일 징계위 결정으로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받으면 앞서 직무 배제 조치에 대응한 것처럼 징계 처분 집행정지 신청, 처분 취소 소송으로 소송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지난주 추 장관의 징계 청구 직후 "끝까지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전지검의 영장 청구는 지금의 대치 국면과 무관한 검찰 수장으로서 정당한 수사지휘라는 항변으로도 해석된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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