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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플러스] "장수풍뎅이 날개 원리규명…충돌해도 추락않는 비행로봇 개발"

송고시간2020-12-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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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박훈철 교수 "접힘 날개의 펼침 원리·충격완화 기능 규명…비행로봇에 적용"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뒷날개 중간이 접혔다 펴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장수풍뎅이 날개가 펼쳐지는 원리와 이 날개가 비행 중 장애물과 충돌할 때 접히면서 충격을 흡수, 추락을 막아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 원리와 기능을 이용해 충돌에도 추락하지 않고 계속 비행할 수 있는 곤충 모방 날갯짓 비행로봇을 개발했다.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는 곤충 모방 날갯짓 비행로봇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는 곤충 모방 날갯짓 비행로봇

[건국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건국대 KU융합과학기술원 스마트운행체공학과 박훈철 교수팀은 6일 장수풍뎅이의 뒷날개 펼침 원리를 규명하고, 이 날개의 접힘부 바깥 부분이 장애물과 충돌하면 접히면서 충격을 완화, 비행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장수풍뎅이 뒷날개의 접힘-펼침을 모방해 중간이 접히게 만든 인공 날개를 곤충모방 날갯짓 비행로봇에 장착, 날갯짓 비행 중에 접힘부 바깥 날개가 장애물과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고 계속 비행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2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풍뎅이는 뒷날개 중간을 접었다가 펼쳐서 비행하고, 육지나 수중에서는 날개를 접은 채 활동한다. 접힌 부분 양쪽을 연결하는 근육이 없는 이 뒷날개의 펼침-접힘 과정은 그동안 몇 가지 원리로 설명돼 왔지만, 완전히 펼쳐지는 과정은 여전히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장수풍뎅이 날개 접힘-펼침 원리 규명
장수풍뎅이 날개 접힘-펼침 원리 규명

장수풍뎅이는 뒷날개를 접힘부(BZ)를 중심으로 접을 수 있어 육지와 수중에서는 날개를 접은 채 몸에 붙였다가 날 때는 빠른 날갯짓으로 공기저항에 의한 공기력과 운동의 관성력으로 날개를 펼치면서 비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국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장수풍뎅이의 날개를 큰 각도로 날갯짓할 수 있는 날갯짓 장치에 장착하고 장수풍뎅이 날갯짓 주파수인 38Hz로 구동하면서 디지털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 접혔던 날개가 날갯짓 초반에 공기 저항에 의한 공기력과 운동 관성력으로 완전히 펼쳐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날개의 접힘과 펼침 구조가 비행 전후 기동 모드 변환 때에만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비행 중에 날개 접힘부 바깥쪽이 장애물과 충돌할 경우 날개가 접히면서 충격을 흡수한 뒤 계속 비행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장수풍뎅이와 장애물 충돌 실험 분석
장수풍뎅이와 장애물 충돌 실험 분석

장수풍뎅이가 비행 중 몸통이나 날개 접힘부 안쪽과 장애물이 충돌하면 장애물을 다리로 잡고나 추락하지만(그림 A, C, D), 접힘부 바깥쪽과 충돌하면 날개가 접히면서 충돌 충격을 흡수한 뒤 바로 날개를 펼쳐 자세를 재조정해 비행을 계속한다. (그림 B, E) [건국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수풍뎅이와 장애물의 충돌을 초고속 카메라 촬영해 분석한 결과, 날개 접힘부 안쪽과 장애물이 충돌하면 추락하거나 다리로 장애물을 붙잡고, 접힘부 바깥쪽과 충돌하면 날개가 접히면서 충돌 충격을 흡수한 뒤 자세를 재조정해 비행을 계속했다.

연구팀은 이어 이런 장수풍뎅이의 날개 펼침-접힘 원리를 모사해 공학적으로 구현한 인공 날개를 꼬리날개 없는 곤충 모방 날갯짓 비행로봇에 장착, 장수풍뎅이처럼 날개가 장애물에 부딪혀도 추락하지 않고 비행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펼침-접힘 원리를 적용한 인공날개를 갖춘 날갯짓 비행로봇
펼침-접힘 원리를 적용한 인공날개를 갖춘 날갯짓 비행로봇

장수풍뎅이의 뒷날개 구조를 모사해 접힘-펼침이 가능한 날개를 장착한 비행로봇(A). 접힘부를 중심으로 바깥쪽 날개를 접고 펼칠 수 있다. [건국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게 20g, 높이 10~15㎝, 날개 펼쳤을 때 너비 16㎝ 크기의 이 비행로봇을 장수풍뎅이와 같은 방법으로 비행 시험한 결과 접힘부 안쪽 날개가 장애물과 충돌하면 자세를 잃고 추락하지만, 바깥쪽 날개가 장애물과 충돌하는 경우에는 자세에 큰 변동 없이 비행을 지속했다.

박훈철 교수는 "장수풍뎅이 모방 날개를 장착하면 날갯짓 비행로봇이 장애물에 부딪혀도 비행을 지속,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날갯짓 비행로봇은 날개를 접을 수 있어 소형화, 경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주탐사선에 탑재해 외계행성 탐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박훈철 교수(왼쪽·교신저자)·판호앙부 박사(제1저자·교신저자)
건국대 박훈철 교수(왼쪽·교신저자)·판호앙부 박사(제1저자·교신저자)

[건국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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