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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기업 숨통 트나…탄력근로제 단위기간 6개월로 확대

송고시간2020-12-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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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이영재기자

근로일 간 11시간 이상 휴식 부여…임금 보전 방안 노동부에 신고

주 52시간제(CG)
주 52시간제(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유연근로제의 일종인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이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다.

기업은 주 52시간제의 틀 안에서도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최장 6개월로…노사정 합의 22개월 만에 법제화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공포 이후 3개월이 지나 시행된다.

개정안은 단위 기간이 3∼6개월인 탄력근로제를 신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중 일이 많은 주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일이 적은 주의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제도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단위 기간은 최장 3개월인데 개정안은 이를 6개월로 확대했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는 경영계 요구에 따른 것이다.

주 52시간제 도입 첫해인 2018년 경영계는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하면 주 52시간제를 준수하기 어렵다며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과 임금 감소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했다.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주당 법정 근로시간 한도가 늘어 연장근로로 인정되는 시간이 줄고 이는 가산 수당의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논의를 요청했고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는 작년 2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는 것을 포함한 노사정 합의를 내놨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당시 노사정 합의를 반영한 것이다.

개정안은 단위 기간 3∼6개월의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 근로일 간 11시간 이상의 연속 휴식을 부여하도록 했다.

또 3∼6개월 단위 기간의 근로시간은 노사 간 서면 합의로 주별 근로시간을 미리 정하고 일별 근로시간은 해당 주가 시작되기 2주 전까지 근로자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 기계 고장,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하면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와 협의를 거쳐 주별 근로시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근로자 대표 제도의 정비 필요성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현행법에도 근로자 대표의 개념은 있으나 지위, 권한, 선출 방법 등에 관한 법적 장치가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사노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지난 10월 근로자 대표 제도의 정비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내놨지만, 아직 입법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상태다.

개정안은 단위 기간 3∼6개월의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경우 사용자는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해 노동부에 신고하도록 했다.

신고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로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하면 신고 의무가 면제된다.

9일 국회 본회의
9일 국회 본회의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0.12.9 zjin@yna.co.kr

◇ 선택근로제는 연구개발 업무만 정산 기간 3개월로 확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연구개발 업무에 대해서는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도 3개월로 확대했다.

선택근로제는 근로자가 하루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해 일정 정산 기간 근로시간의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것을 가리킨다.

탄력근로제가 시간에 비례하는 '양적 일감'에 대한 집단적 근로에 적합하다면, 선택근로제는 능력과 성과 중심의 '질적 일감'에 대한 개별적 근로에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행법상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은 최장 1개월인데 경영계는 최장 1년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해왔다.

개정안은 연구개발 업무에서 정산 기간이 1개월을 초과하는 선택근로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을 부여하도록 했다.

또 매월 평균을 낸 주당 근로시간이 40시간을 넘을 경우 초과분에 대해 가산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CG)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CG)

[연합뉴스TV 제공]

◇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적용 법안도 통과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의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고용보험법 등 관련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개정안은 특고 종사자를 고용보험 당연 적용 대상으로 하되 대상 직종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보험설계사 등 14개 직종이 우선 적용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고 종사자의 고용보험료는 사업주와 공동으로 부담한다.

일자리를 잃은 특고 종사자는 이직일 전 24개월 중 12개월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비자발적 이직 등 요건을 충족한다면 120∼270일 동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 감소가 계속돼 이직한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법 등 개정안은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 이달 10일 시행에 들어가는 예술인 고용보험을 시작으로 특고 종사자와 자영업자로 대상을 확대해 '전 국민 고용보험'을 구축하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재보상보험법 등 개정안은 특고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승인을 받으려면 특고 본인의 질병, 부상, 임신, 출산, 육아 등에 따른 1개월 이상의 휴업, 사업주의 귀책 사유에 따른 1개월 이상의 휴업 등에 해당해야 한다는 요건을 설정했다.

특고가 사업주의 강요 등에 따라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현재 특고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비율은 80%에 달한다.

노동부는 "법률에서 정한 사유로 실제 일하지 않는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만 근로복지공단이 적용 제외를 승인하도록 해 사실상 적용 제외 신청 제도 폐지와 같은 효과가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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