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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구슬 굴려 암모니아 만든다…"100년 만의 신기술"

송고시간2020-12-1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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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암모니아 합성 기술 개발…복잡한 설비 없이 현장 생산 가능

암모니아 생산에 사용된 쇠구슬과 장비
암모니아 생산에 사용된 쇠구슬과 장비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산업 현장에서 두루 쓰이는 암모니아는 고온과 고압에서 합성되는데, 작은 쇠구슬을 굴리는 것만으로 암모니아를 만들 수 있는 신기술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이 개발했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 연구팀이 작은 쇠구슬들이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볼 밀링법(Ball-milling)으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용기에 쇠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 기체와 수소 기체를 차례로 주입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빠르게 회전하는 쇠구슬에 부딪혀 활성화된 철가루 표면에서 질소 기체가 분해되고, 여기에 수소가 달라붙어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이용해 45도와 1바(bar·압력의 단위)의 저온·저압 조건에서 82.5%의 높은 수득률로 암모니아를 생산했다.

수득률은 반응물에서 생성물을 얻는 효율로, 수득률이 높을수록 경제적이다.

기존 암모니아 생산 공정인 하버-보슈법(Haber-Bosch process) 대비 200분의 1 수준의 압력과 10분의 1 수준의 온도에서 3배가량 높은 수득률을 보였다.

볼 밀링법을 통한 암모니아 생성 과정 모식도
볼 밀링법을 통한 암모니아 생성 과정 모식도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버-보슈법의 경우 450도와 200바에서 약 25%의 수득률로 암모니아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설비 없이 필요한 위치에 바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암모니아 가스를 액화해 운송하거나 저장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촉매로 쓰이는 철가루도 가격이 저렴하다.

또 기존 하버-보슈법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인류가 배출하는 전체 이산화탄소 중 약 3%가 하버-보슈법을 이용한 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암모니아는 비료, 폭발물, 플라스틱, 의약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세계 10대 화학 물질 중 하나다.

전 세계에서 매년 약 1억4천만t의 암모니아가 생산되는데, 최근에는 수소 연료의 저장체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암모니아 제조 공정은 여전히 100여 년 전에 고안된 하버-보슈법에 머물고 있다.

백종범 교수는 "100여 년 된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각종 단점을 보완하는 간단한 암모니아 생산 방식을 개발했다"이라며 "암모니아를 고온·고압 설비 없이 각종 산업 현장에서 생산할 수 있어 저장·운송에 쓰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범 교수(가운데) 연구팀 모습
백종범 교수(가운데) 연구팀 모습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 결과는 나노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14일(현지 시각) 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U-K 브랜드 육성사업(UNIST)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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