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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 기자의 동물권 이야기…배우 박정민 출판사의 첫 책

송고시간2020-12-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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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밥을 먹이고, 고통으로부터 보호하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일. 새 힘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

'캣맘' 5년차 기자인 박소영은 동물권을 주제로 쓴 에세이 '살리는 일'에서 이렇게 '살리는 삶'을 다짐한다.

책은 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동네 10여 곳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는 저자의 체험기만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살리는 일이 품는 대상은 길고양이에서 사육 곰, 마스카라 실험대상이 된 토끼, 채식주의, 방치된 개 구조 등으로 확장한다.

이런 생명을 돌보는 것이 편견과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 되는 현실을 저자는 고발한다.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의도적으로 캣맘들을 저격하듯이 놓인 남성 팬티와 대변을 목격하거나 "그렇게 고양이들 챙길 시간 있으면 집에 가서 부모님이나 좀 챙겨"라는 중년 남성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

동물을 소중히 여기게 되고,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보고서 저자는 채식주의자의 길로 들어선다. 단지 채식을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난과 조롱을 들어야 했다. 타인에게 채식을 권하지도, 자신의 채식에 동의해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지만, 비채식인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던 일화 역시 우리 사회의 동물권에 대한 편견을 보여준다.

캣맘이 된 이후 이사를 포기해야 했다는 저자는 '후임 캣맘'을 구하지 않고 이사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불편한 지적을 남긴다.

길고양이는 정기적으로 밥을 주는 이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며 특히 중성화수술을 한 고양이들의 경우 사냥 능력과 의지를 잃어버리기도 하므로 캣맘이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인데 이미 자신에게 완전히 기대게 된 고양이들을 버리고 떠나는 것은 집에서 반려하던 비인간 동물을 유기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저자의 친구인 배우 박정민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동네 책방' 주인이기도 한 박정민이 지난해 만든 출판사 무제에서 처음 출간하는 책이다.

이 책의 편집자로서 박정민은 반려동물 소비시장은 급격히 커지는데 동물보호법은 그만큼 진일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동물권 이야기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캣맘' 기자의 동물권 이야기…배우 박정민 출판사의 첫 책 - 1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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