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영장 재청구 배경은…또다른 성추행 아니면 선거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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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 검찰이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 3개월여 만에 다시 영장을 청구한 배경을 놓고 여러가지 분석들이 나온다.

17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 14일 오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한 뒤 다음날인 15일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공소제기 전 공개의 요건 및 범위'를 공보자료로 발표하면서 죄명을 '강제추행 등'으로 밝혔다.

강제추행 외 다른 혐의가 영장 재청구의 배경이 됐을 수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선 지난 6월 경찰 신청과 검찰 청구로 구속영장이 한 차례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돼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따라서 같은 사안으로 영장을 재청구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찰 수사 당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또 다른 성추행 혐의나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 남용 혐의 등에 대해 검찰이 새로운 입증 자료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 다른 성추행 사건은 오 전 시장이 집무실 말고도 지난해 관용차에서 다른 시청 직원을 추행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8월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 전 당시 경찰이 수사를 벌였지만, 의혹을 밝히지 못했다.

관용차 성추행 의혹이 밝혀질 경우 피해자가 다수가 되는 것은 물론 상습추행 혐의도 추가될 수 있어 법원의 영장 발부 가능성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장 재청구 배경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이 추가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오거돈 강제추행 사건이 발생 후 4개월간 수사를 거쳐 8월 25일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당초 강제추행 혐의는 물론 사건무마 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10여 가지 범죄 혐의를 두고 수사를 벌였으나 강제추행 혐의만 적용해 수사를 종결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오 전 시장은 4월 초 업무시간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불러 성추행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지만 사퇴는 4·15 총선이 끝난 뒤 같은 달 23일 이뤄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오 전 사장 측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피하고자 사퇴 시기를 총선 후로 정한 아닌가 보고 오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였지만 구체적인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지난달 20일 신진구 부산시 대외협력보좌관 사무실을 비롯해 부산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 사안에 대해서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추가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의 수사는 당시 총선을 지휘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으로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부산 법조타운 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오 전 시장은 강제추행 혐의로 한번 구속영장이 청구돼 기각됐기 때문에 추가 혐의나 또 다른 입증 자료를 검찰이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성추행 혐의에 무게를 두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8일 오전 11시 30분 이뤄진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ljm703@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12/17 11:0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