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떠나는 최윤희 차관…스포츠 인권문제 해결 '아쉬움'

송고시간2020-12-23 16:42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국가대표를 지낸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맡았던 최윤희(53) 2차관이 취임 1년 만에 물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10명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문체부 2차관에 김정배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했다.

이번 인사로 지난해 12월 19일 문체부에 입성했던 최윤희 2차관은 '1년 4일' 만에 자리를 떠나게 됐다.

최 전 차관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금메달 3개)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금메달 2개) 등 아시안게임 수영에서만 금메달 5개를 따내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포츠 스타였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2018년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로 발탁됐던 그는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체육 행정을 책임지는 문체부 2차관에 오르며 체육계의 큰 기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한국 사격의 전설' 문체부 2차관에 올랐던 박종길(74) 전 차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국가대표를 지낸 엘리트 출신 차관이었다.

하지만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체육인 2천여 명과 함께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이력 때문에 2차관 선임 발표 후 '낙하산 인사'라는 시선도 받았다.

최 전 차관 재임 기간 체육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데다 설상가상으로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이 터졌다.

철인 3종 선수였던 최 선수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선배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해 이 사실을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에 알렸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특히 최 선수는 이미 지난 2월 경주시청에 가혹행위 내용을 신고했고, 4월에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6월에 대한철인3종협회 등에 피해를 호소했음에도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엘리트 스포츠인 출신 차관이 문체부에서 체육 행정을 지휘하는 상황에서 스포츠 인권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자 체육계 현장의 반응도 차가울 수밖에 없었다.

최 전 차관은 그동안 여성 지도자, 체육단체장 등 현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펼치며 스포츠 인권 보호 방안 마련에 애를 썼지만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결국 차관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horn90@yna.co.kr